조폭→불법도박→쌍방울 회장…대북사업으로 재벌 꿈꾼 김성태

중앙일보

입력 2023.01.11 05:00

수정 2023.01.11 16:11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전북 남원 출신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과거 전북 전주 지역에서 조직폭력배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채업으로 큰 돈을 번 것으로도 유명하다. 실제 김 전 회장의 전과를 살펴보면, 지난 2006년 불법 도박장 개장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불법 도박 게임물을 PC방에 유통하거나, 직접 불법 도박 PC방을 운영하기도 한 것이다. 또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로 50차례에 걸쳐 300억원 상당을 빌려준 혐의로 기소돼 2017년 벌금 1500만원을 선고 받기도 했다.
 

김성태(오른쪽)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태국 현지의 한 골프장에서 검거됐다. 왼쪽은 함께 검거된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 독자제공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상장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진출하며, 음지를 벗어나 사업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0년 '레드티그리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당시 경영난을 겪던 쌍방울을 인수하기에 이른다. 외관상 거물 기업인으로 변신한 것이다. 쌍방울은 2021년 기준 매출 97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조직을 동원해 주가 조작에 관여해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사건을 통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다. 쌍방울 인수 이후 김 전 회장은 특수차량 제작 기업 ㈜광림, 속옷회사 비비안, 바이오 기업 나노스(현 SBW생명과학),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컴퍼니 등을 사들여 그룹사의 면모를 갖췄다. 대부분 시세조종이 용이한 코스닥 상장사들이었다. 김 전 회장의 지인은 “코스닥 회사 인수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김 전 회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정치적 인맥을 배경삼아 대북사업을 통해 재벌 반열에 오르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이 다시 주목 받은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때문이다. 해당 의혹과 관련한 수원지검의 수사가 시작되자 김 전 회장은 해외로 도피해 있다 10일 태국 현지에서 검거됐다.


한편 김 전 회장과 함께 현지에서 검거된 양선길 쌍방울 회장은 건축학을 전공하고 건설업계에서 일하다 2011년 쌍방울과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친인척간으로 알려져 있다. 양 회장은 2018년 5월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 대표이사에 올랐고, 2021년 쌍방울 회장에 취임했다. 
 

서울시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사옥의 모습. 뉴스1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