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생산한 배터리가 독일의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이 만든 전기차에서 성능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제품이 각국 완성차 업체 모델에 다양하게 들어감에 따라 성능 차이가 비교되는 일이 빈번해질 전망이다.
2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일렉트렉 등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이 2020년부터 생산한 첫 번째 전기차인 ID.4의 고급 트림인 ‘프로’에 SK온의 배터리가 장착될 예정이다. 프로보다 5000달러(약 635만원) 가격이 낮은 표준 모델에는 그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들어갔다.
일렉트렉 등에 따르면 프로에 들어가는 SK온의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렉은 “135㎾가 아닌 170㎾ 출력의 급속 충전 방식을 사용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30분이 걸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기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36분이 걸린다고 소개했다.
ID.4의 배터리는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다. SK온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이곳에 26억 달러(약 2조5400억원)를 들여 정규직 2600명이 연간 21.5GWh(기가와트시) 물량 배터리를 생산할 규모로 공장을 짓는다. 매년 43만 대의 전기차에 설치할 수 있는 물량이다.
폴크스바겐·스텔란티스·현대차 K배터리 혼용
다만 화재사고 등이 발생해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을 경우 치명적이다. 실제로 2021년 미국의 한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리콜을 결정해 2조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 적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업체 입장에서는 배터리를 한 곳에서만 공급받는 것보다 여러 군데로 나눠서 받는 것이 안정적”이라며 “화재 사고로 리콜을 당한 경우 국내뿐 아니라 다른 해외 배터리 업체와 수주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