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통합 군사 지원의 일환으로 브래들리 전투차량을 보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미 백악관 대변인실 관계자는 “방어에 필요한 능력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발표하거나 미리 확인해 줄 내용은 없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M777 곡사포, M113 병력수송차(APC) 등의 장비와 포탄ㆍ탄약을 지원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미 의회는 각종 무기와 전쟁 관련 물자를 신속히 보내기 위한 '무기대여법(Lend-Lease Act)'까지 통과시켰다. 이같은 관련법 마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었다.
그간 미국의 지원은 보다 강력한 무기를 원하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반해 브래들리 장갑차 투입은 우크라이나군의 화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5㎜ 기관포와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로 무장한 브래들리는 전차를 파괴한 실전 기록을 가진 유일한 전투차량이다.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의 옛 소련제 T-72 전차 다수를 격파했는데,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한 전차들 역시 상당수가 T-72 계열이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데이비드 퍼킨스 미 육군 예비역 대장은 “경험상 브래들리는 T-72에 대적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전투차량 능력을 상당히 개선할 것”이라고 통신에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브래들리 제공을 검토할 만큼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것으로 예측하는 것 같다”며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한 전투력 강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투입 시기다. 미국이 브래들리 지원을 결정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에 운용 방식 등을 훈련시키는 데 몇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 사실상 내년 봄에나 투입돼 러시아군의 춘계 공세에 맞설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