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클리닉
전층 각막이식 때 발생 난시, 렌즈로 교정
각막이 다양한 원인으로 손상되면 투명한 유리창인 각막이 혼탁해지면서 빛이 제대로 통과할 수 없게 돼 시력이 떨어진다. 각막 혼탁의 원인으로는 각막이상증 등의 선천적 요인과 외상, 감염, 원추각막, 안과적 수술로 인한 손상 등 후천적 요인이 있다. 다양한 원인으로 각막에 혼탁이 생기면 혼탁 진행을 막기 위해 안약 치료를 하거나 레이저로 혼탁해진 각막 부위를 절제해 볼 수 있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영구적으로 각막혼탁이 남으면 각막이식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각막이식은 약 7~8㎜ 크기의 각막을 오려내고 전체를 이식하는 전층 각막이식이 주로 시행됐다. 최근에는 각막이 손상된 부분만을 이식하는 부분층 각막이식이 도입돼 각막의 손상 부분에 따라 심부표층 각막이식 및 각막내피 이식을 시행한다. 경우에 따라 각막 하나를 환자 두 명에게 수술하기도 한다. 전층 각막이식은 각막의 여러 층에 문제가 있을 경우 시행하는데 봉합 과정 중 필연적으로 난시가 발생한다. 이땐 안경이나 하드콘택트렌즈로 난시를 교정할 수 있다. 추후 백내장 수술 시 난시 교정 렌즈를 삽입해 난시를 함께 교정할 수도 있다. 또한 전층을 이식하다 보니 부분층 각막이식보다 이식 거부반응 비율이 높다. 부분층 각막이식은 전층 각막이식에 비해 회복이 빠르며 이식 거부반응이 적은 장점이 있으나 술기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심부표층 각막이식은 각막 기질 전체를 교체하는 수술로 원추각막, 각막이상증 등과 같이 각막 기질에 국한된 병변이 있을 때 시행한다. 각막내피 이식술은 푹스 각막이상증, 안내수술 후 발생하는 수포성 각막병증 등으로 각막부종이 발생한 경우 시행한다. 부분층 각막이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질환인 경우에도 환자가 각막이식술을 늦게 결정하면 각막의 다른 층에도 문제가 생겨 전층 각막이식술을 시행해야 한다. 따라서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막이식술 합병증으로는 다른 안구 수술과 마찬가지로 감염, 일시적인 안압 상승, 망막박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른 수술과 달리 수술 후 거부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평생 스테로이드 등의 면역억제 안약을 점안해야 이식편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식거부반응은 면역 매개 염증반응으로, 빠르면 수술 3주 후부터 나타날 수 있으며 3년까지 주로 발생하고 드물지만 20년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기증 적어 수입각막 많이 써, 비용 3~4배
이식거부반응의 주증상으로는 충혈, 시력저하, 눈 통증이 있다.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내원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식 거부반응이 초기에 진단되면 고용량 스테로이드 등의 면역억제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늦어지면 결국 이식편의 생존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에 증상에 대해 인지하고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각막주변부 윤부줄기세포가 손상된 경우 윤부줄기세포이식술을 함께 시행해야 이식된 각막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최소 3년간 전신 면역억제제를 같이 투여해야 한다.
각막은 안구 구조물 중 유일하게 이식이 가능한 부위다. 망막이나 시신경에 비가역적 손상이 있으면 현재로써는 치료방법이 없으나 각막만큼은 이식이라는 최후의 치료가 남아있으며 여러 번 시행할 수 있다. 이식 전 각막질환에 따라 3년부터 20년까지 이식각막의 수명이 결정된다. 이식각막을 투명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약을 잘 점안하고 지속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이식각막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각막이식은 각막 문제로 시력을 잃은 이들에게 새 삶을 안겨준 수술이다. 국내 각막이식술은 수입각막으로 이식하는 경우가 국내각막을 이식하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 예전과 달리 각막이식술기는 많이 발전해 시력 회복을 포기했던 환자들도 각막이식술로 시력을 찾을 수 있고 입원도 오래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를 겪으면서 국내 장기기증은 많이 위축됐다. 많은 이들이 안구 기증에 관심을 갖고 양안 시력 저하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