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분석
부산의 한국해양대는 2020년 취업률이 65.8%로 경상권 대학에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상위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취업 한파가 거셌지만 한국해양대는 지역 기업과 협업으로 답을 찾았다.
전남대, 저학년부터 취업 상담
강원대, 기업맞춤 기술이전 성과
충청·강원권에선 충남대의 전임교원 1인당 교외연구비가 1억4185만원으로 가장 높다. 서울권 대학 평균(1억6164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동물의과학연구소, 나노공학연구소 등 특화된 교내 연구소를 중심으로 굵직한 연구 사업을 수주한 결과다. 우수한 연구 인력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학부 전체 과정과 석·박사, 유학까지 지원하는 장학금도 도입할 예정이다.
강원대는 충청·강원권 대학 중 기술이전 건당 수입액이 많다. 기술이전의 ‘기업 맞춤형’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수요 분석부터 개발 단계까지 맞춤으로 지원한 덕에 사용되지 않는 기술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
'상위 10% 논문 저자' 절반이 28개 서울 대학 소속
가장 큰 차이는 교수연구 실적에서 나타난다. 2017~2020년 발행된 논문 중 피인용 수가 세계 상위 10% 안에 드는 ‘양질의 논문’ 저자 중 절반 이상(51.4%)이 서울의 28개 대학 소속이다. 질 높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서울에 몰려있다는 의미다. 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연구는 교수 혼자 할 수 없고 연구원이 있어야 하는데, 서울의 주요 대학을 제외하곤 연구원을 충원할 수가 없다”며 “지방대는 연구원을 뽑을 돈도, 유인할 동력도 없다”고 했다.
김희규 신라대 교수는 “취업률, 학생충원, 연구실적 등 정부의 재정지원 평가 지표로는 지방대가 수도권대와 경쟁해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재정지원의 절반 가량은 각 지역 거점국립대의 몫이다. 그 외 지방대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는 의미다.
거점국립대 경쟁력 "서울 중하위 대학 수준"
10년 전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평판도 조사 결과와 올해를 비교해보면 지역의 대표격인 거점국립대의 하락세를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경북대 평판도 순위는 12위였지만 올해 순위는 15위로 하락했고 충북대는 25위에서 29위, 전남대는 23위에서 25위, 강원대는 32위에서 37위가 됐다.
올해 대학평가팀이 교사 및 학부모 등 18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지역거점국립대의 경쟁력이 서울권 대학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가’란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8명(77.3%)이 ‘서울 중위권 대학 이하’라고 답했다. 입시 전문가들의 진단도 비슷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엔 서울 중위권 대학에 갈 수 있는 학생이 지방거점국립대로 진학하는 비율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지방대도 대학 울타리 넘어 지역과 더 협력해야"
지방대 자체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지방대, 특히 국립대가 실제로 ‘거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지도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지방대학이 대학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와 더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