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협상을 주도한 유럽의회의 얀 하위테마 의원은 “이번 결정은 EU의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며 “무공해 신차 가격이 내려가면서 모든 이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기후 정책을 담당하는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도 “자동차 산업과 소비자에게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합의”라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에는 2030년까지 신차 탄소배출량을 2021년 대비 55% 줄인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기존 감축 목표치였던 37.5%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다만 연간 1만대 미만을 생산하는 소규모 제조사는 2036년까지 판매가 허용돼 이른바 ‘슈퍼카’ 제조업체는 일부 유예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자동차와 관련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EU 전체 배출량의 12% 수준이다. 이를 줄이기 위한 이번 방안은 지난 2021년 7월 처음 유럽에서 발의됐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를 중심으로 한 업계는 상당한 반발을 보였지만 점차 전기차 시대로의 본격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6일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의 토마스 쉐퍼 최고경영자(CEO)는 2033년부터 유럽에서는 전기차만 생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에선 캘리포니아 등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유럽의회 보수파 의원 옌스 기제케는 “신차 구매를 막으면 거리가 (더 나쁜 엔진을 쓰는) 오래된 자동차로 가득 차는 ‘하바나 효과’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다른 기술 발전의 문을 닫고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번 합의에 이미 출고된 차량에 대한 규제는 담기지 않았다고 27일 도이치벨레(DW)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