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37조원대 매출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결함이 발견된 엔진 보상 비용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 소폭 줄었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조551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조667억원보다 3.4%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4.1%로 같은 기간 1.5%포인트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37조7054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 2분기(35조9999억원)를 넘어섰다.
영업이익 1조5518억…전년 대비 3.4% 하락
이 기간에 싼타페·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48.1%에서 50.6%로 확대됐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도 8.7% 늘었다.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27.1% 증가했다. 전체 판매 대수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6→5.1%로 확대됐다. 아이오닉5 판매가 늘어난 데다 GV60·아이오닉6 등 신차 출시 효과도 나타났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세타2 엔진 충당금 반영이 지속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면서도 “리콜 비용을 고려해도 이익률이 개선되고 있어서 그만큼 체력이 강해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나 미국 테슬라는 영업이익률이 10~20% 수준”이라며 “제네시스 판매량을 늘려 수익성을 키우고 전기차 점유율을 높이면 현대차도 5% 이상 영업이익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4분기 전망에 대해 “반도체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 확대로 판매 대수가 증가할 것”이라며 “아이오닉6 유럽 출시와 아이오닉5 판매 호조세 지속으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랜저 신형 모델 출시로 고부가 모델 판매가 계속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세타2 엔진 품질비용 탓 수익성 줄어
그러면서도 고부가 차종 판매 확대와 우호적 환율(원화가치 하락) 환경의 영향으로 연간 매출은 지난해보다 19~2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분기 평균 원화값은 달러당 133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하락(환율 상승)했다.
한편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리는 첫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55억 달러(약 7조9200억원)를 투자해 조지아주 서배너에 12㎢(약 367만 평) 규모로 전기차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공장은 내년 상반기부터 지어져 이르면 2025년부터 차량 생산이 가능하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는 최근 국내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현대차의 조지아주 공장 완공 전까지 생길 수 있는 문제 해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시행된 IRA로 한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미국에서 7500달러(약 1080만원) 규모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