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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2년, 전기차 퍼스트무버 통했다…글로벌 톱3 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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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정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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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로 취임 2년을 맞는다. 코로나19 확산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위기 속에서도 선제적으로 전동화 전략을 전개해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톱3’ 자동차 메이커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13일 각 기업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1∼6월 글로벌 판매량 329만9000대로 일본 도요타그룹(513만8000대)과 독일 폴크스바겐그룹(400만6000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2010년 이후 12년간 5위에 머물다가 2년 만에 2단계 뛰어오른 셈이다.

현대차·기아는 상반기 매출 106조5000억원, 영업이익 8조7000억원을 기록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런 흐름이면 올해 연간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17조원 달성이 가능하다. 정 회장 취임 당시 2020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80% 증가했다.

정 회장이 그룹에 합류하며 브랜드 출범을 주도한 제네시스가 판매량·수익성에서 효자 역할을 했고,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다. 정 회장은 “모든 업체가 똑같은 출발 선상에 있는 전기차 시대에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을 주도했다. E-GMP가 처음 적용된 아이오닉5와 EV6는 유럽·북미 등 각 지역에서 ‘올해의 차’ 수상을 석권하며 현대차그룹을 전기차 선도 기업으로 각인시켰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현대차그룹은 2025년 울산과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해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오는 25일 조지아주에서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식을 연다.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하기 위해 1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현대차그룹은 ‘암초’를 맞닥뜨린 상황이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조치로, 미국 친환경차 판매 전략에 노란불이 켜진 상태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 정 회장의 퍼스트 무버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의 테슬라는 아반떼보다 승차감이 떨어지지만 자율주행·인공지능 기술을 앞세워 전기차에서 세계 1등”이라며 “앞으로는 자동차의 기본 성능보다 소프트웨어 완성도와 편의성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당장 IRA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놓인 만큼 정 회장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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