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을 강제 징집하자는 게 아니라, 병력 자원 감소 현실을 고려해 유사시 국가적 대응책 마련을 고민하고 논의하자는 차원”이라는 게 김 의원 측 설명이다. 하지만 ‘군 문제’와 ‘젠더 이슈’는 정치권에서 20~30대 여론을 움직이는 양대 핫 이슈로 통한다. 여권 내에서 이날 김 의원을 두고 “이준석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세 공략에 나섰다”(전직 의원)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이른바 ‘개딸’ 팬덤을 가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서도 이대남 지지세 확보는 차기 당권 경쟁의 중요한 승부처”라는 시각 역시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 전인 지난해 4월 언론 인터뷰에서 “남성의 불만을 이유로 여성에게 군 복무 부담을 주는 것은 갈등만 격화시키는 대증요법이지 근본 대책이 아니다”라고 여성 징병제에 반대했다.
다만 이날 이대남들이 모인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 의원 주장이 여성징병제나 남녀평등복무제 등 앞서 정치권에서 거론된 여성 군 복무 주장보다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올라왔다. “고작 예비군 훈련을 마친 여자들이 군대 다녀온 행세를 할 수 있다”, “정말 진심이라면 여성 징병을 언급해야 한다”, “예비군이 아닌 현역으로 보내라”는 댓글도 달렸다.
최근 북한의 연쇄 무력 도발과 맞물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핵무장론’ 등 군·안보 관련 정책 제안에 경쟁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의원이 지난 14일 “핵의 균형을 이뤄야만 한다”고 자체 핵무장을 주장한 데 이어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도 한반도 핵공유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윤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지난 15일 “우리도 게임체인저를 가져야만 한다”며 미국과의 전술핵 재배치 협상 필요성을 거론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전당대회 때 당원 투표 대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70 대 30’이었는데 이번에는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더 높인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받아들여진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일각 비판에도 당권 주자들이 연일 핵무장·기존 협상 파기 등 선명성 높은 주장을 펴는 배경에 TK(대구·경북) 지역·남성·60대 이상 등 지지층 ‘당심’을 공략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우리는 (여론조사에서) 늘 민주당 지지층까지 같이 보는 경향이 있다. 민주당의 선택이 되는 민심은 안된다”고 당원 투표 비중 확대에 힘을 실었다. 조경태 의원도 “당 대표 경선방식을 당원 100% 투표로 혁신하자”며 “유승민 전 의원에게서는 당에 대한 애정이 1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심만 너무 중요시하고 민심과 거리가 있는 당 대표를 뽑으면 5년 내내 여소야대로 가고, 윤석열 정부가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못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날짜가 정해질 때까지 지켜보고, 지금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는 “4·15 부정선거(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출사표를 냈다. 황 전 총리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하물며 안보마저도 심각한 위기”라며 “이를 타개해 나갈 수 있는 경험과 경륜을 가진 인물이 꼭 필요하다”고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