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철벽 수비 만든 데이터파트의 힘

중앙일보

입력 2022.10.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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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송성우 SSG 데이터파트 파트너, 정진형 파트너, 한승진 파트장, 박윤성 파트너. 사진 SSG 랜더스

꼼꼼한 데이터 분석, 그리고 믿고 실행에 옮긴 선수단. SSG 랜더스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뒤엔 데이터파트의 힘도 있었다.
 
SSG는 이번 시즌 공수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구장 환경에 맞춰 장타력에 포인트를 둔 타선은 홈런 1위(137개·6일 기준), 장타율 1위(0.397), 득점 1위(719점)에 올랐다. 수비력은 더 대단했다. DER(인플레이 타구 처리율) 2위(0.699), 외야타구처리 2위(44.5%), 내야 병살타구처리 2위(50.5%)였다.
 
KBO리그에서도 수비수들의 위치를 조정하는 시프트는 이제 일반화됐다. 누가 더 디테일하고, 과감하게 움직이느냐의 싸움이다. 한승진 데이터파트장은 "올 시즌 중점적으로 잡은 목표는 투수의 실점을 더 적게 가져가는 방향"이었다고 말했다.
 
한 파트장은 "캠프 때 선수들하고 미팅 시간을 많이 가졌다. 특히 포수들이 투수들을 잘 알아야 1점이라도 덜 줄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고, 자세히 준비했다. 투수, 포수들이 잘 따라와줬다"고 고마워했다.


시프트 성공의 기반은 상대 타자 분석이다. 한승진 파트장은 "데이터를 활용한 시프트를 통해 집중마크했다. 확률적으로 타구가 많이 가는 쪽으로 적극적으로 했다. 단순히 자리를 옮기는 게 아니라 타자와의 상대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제 아무리 좋은 자료가 있어도 현장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용없다. 실질적으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수비 코치들의 공이 컸다. 한 파트장은 "수비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가져갔고, 코치가 많이 도와줬다. 선발 투수 미팅 시 수비 코치가 참여했고, 경기 상황에서 수비 위치를 빠르게 변화를 준 부분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SSG의 2년간 수비 지표를 보면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DER은 지난해 0.687로 5위였으나 올해 2위로 올라섰다. 외야타구처리 비율은 42%에서 2.5% 상승했다. 내야타구 처리비율은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유지했고, 병살타 처리율(44.1%→50.5%)이 늘어났다.
 
손지환 코치는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했고 선수들이 힘든 순간을 이겨내고 잘 따라왔다. 기술적인 부분이 '바디'라면 데이터는 '브레인'이다. 특히 어린 선수들은 경험이 적기 때문에 상대 타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데이터파트에서 보완해준다"고 했다.
 
손 코치는 "모든 팀이 수비시프트를 활용하고 있는데 똑같은 정보라도 어디에 포인트를 두느냐에 따라 활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 데이터 팀에서 방향성을 선수들에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쉽고 결과도 좋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라인을 신경썼는데, 시즌 마지막에 성한이가 체력적인 문제로 조금 힘들었지만 잘 이겨냈다. 최경모, 안상현, 오태곤도 자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진영 SSG 타격코치와 한승진 데이터파트장 사진 SSG 랜더스

 
조동화 코치는 "우리 팀 외야 수비범위는 10개 구단 탑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처음에는 분석 자료를 낯설어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본인의 감과 데이터파트 자료를 참고해 더 큰 시너지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SSG의 약점은 역시 불펜이다. 하지만 강력한 선발진의 힘으로 장기 레이스를 끌고 갔다. 한 파트장은 "외부에서 봤을 때 불펜이 강한 팀은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김광현이 오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선발 투수가 5회 이전에 내려간 경기가 그렇게 많지 않다. 선발들이 이닝을 책임지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선발 야구도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데이터파트는 3주간 한국시리즈 준비에 들어갔다. 한 파트장은 "올 시즌 144경기 전체를 복기해 좋았던 부분과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아 현장 스태프와 선수과 공유하고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전력분석도 의미가 있지만 선수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박성한은 "데이터파트 분들이 매일 새벽까지 자료 준비를 하고, 경기 전 전력분석 미팅을 통해 상대팀 정보를 세세하게 전달해준다. 야수들도 데이터를 믿고 적극적으로 시프트를 할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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