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OPEC+가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33차 장관급 회의를 열고 오는 11월부터 하루 200만 배럴을 감산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다.
美의원 "미군, 미사일 사우디서 철수해야"
사우디 "유가 안정만 관심..한 쪽 편들 수 없어"
감산 소식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중간 선거 준비에 올인 중인 미국 민주당에도 악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바다주, 오리건주, 알래스카주 등은 모두 지난 1주간 기름값이 갤런당 최소 40센트 올랐다.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 한 주간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6.38달러로 62센트 상승했다.
톰 말리노프스키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감산은 적대행위(hostile act)"라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미군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철수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우디에는 3000명, UAE에는 2000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다.
OPEC+의 감산 조치로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적용을 골자로 하는 유럽연합(EU)의 추가 대(對)러 제재 합의안의 실효성이 떨어지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애스펙트의 암리타 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OPEC+의 감산 결정은 매우 정치적"이라며 "EU의 원유가격 상한제에 대한 OPEC+의 불만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엔베루스의 빌 파렌 프라이스 분석가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시장 관리라는 명목으로 러시아 편을 들었다"고 FT에 말했다.
이같은 비판에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OPEC+는 원유 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면서 러시아와의 유착관계를 부인했다. 그는 "감산은 석유 생산에 대한 장기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하일 알 마즈루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부 장관 역시 FT에 "OPEC+는 2008년 유가 폭락 같은 사태를 피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논의에는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OPEC+의 이번 조치로 러시아는 원유 가격 상승을 등에 업고 전쟁 자금 조달이 손쉬워진 반면, 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씨름 중인 미국·유럽 국가는 더 심각한 에너지 비용 상승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