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비웃은 '포르셰 힘'...상장 첫날 벤츠·BMW 시총 제쳤다

중앙일보

입력 2022.09.30 17:08

수정 2022.09.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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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 올리버 블루메 포르셰 CEO가 IPO를 맞아 축하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폴크스바겐 CEO도 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 계열사인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포르셰 AG)가 2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입성했다. 
 
포르셰는 거래 첫날 독일 물가 급등에 따른 약세장 속에서도 공모가 82.5유로(11만5300원)보다 0.34% 상승한 82.82유로(11만5700원)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750억 유로(105조원)에 육박하는 규모가 됐다.
  
포르셰의 시총은 메르세데스-벤츠(600억 유로·84조원)·BMW(500억 유로·70조원)·스텔란티스(400억 유로·56조원)·페라리(350억 유로·49조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모회사인 폴크스바겐그룹(850억 유로·119조원)의 시총마저 넘어설 기세다. 폴크스바겐그룹을 제외하면 포르셰는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 중 시총 4위에 오르게 된다. 미국 테슬라와 일본 도요타, 중국 비야디(BYD)에 이어서다. 이날 개장 직후 84유로(11만7400원‧1.8%)로 오른 포르셰 주가는 오전 중 86유로(12만200원‧4.2%)까지 상승했으나, 독일의 9월 소비자물가가 70년 만에 최대 폭인 10% 치솟았다는 소식에 소폭 하락했다.  
 

시총으로 벤츠·BMW·스텔란티스 제쳐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물가 상승 우려 때문에 전 거래일보다 1.71% 하락한 1만1976에 장을 마감했다. 폴크스바겐은 이번 기업공개(IPO)로 발행하는 우선주 신주와 기존 보통주를 합해 전체 주식 수를 9억1100만주로 늘린다. 이 같은 주식 수는 포르셰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모델인 911을 상징한다. 1931년 세워진 포르셰는 올해가 창업 91주년이기도 하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걸린 포르셰 현수막. 이날 포르셰는 독일 증시에 상장됐다. EPA=연합뉴스

 
포르셰를 소유하고 있는 포르셰·피에히 가문은 이번 구주 매각에 따라 포르셰SE를 통해 포르셰 보통주의 25%보다 한 주 많은 지분을 확보했다. 가문은 포르셰SE와 폴크스바겐AG를 통해 포르셰AG 지분을 갖고 있다. 그 결과 포르셰 주주총회·이사회에서 동의하지 않는 안건의 의결을 거부할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이번 상장은 폴크스바겐이 전기차 전환을 가속하는 데 필요한 자금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폴크스바겐은 향후 5년간 전기차 사업에 5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셰 최고경영자(CEO)이자 폴크스바겐그룹 CEO는 이날 “오늘은 포르셰에 역사적인 날”이라며 “시장의 첫 반응은 매우 긍정적으로 우리의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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