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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100% 포르쉐 105%…‘역대급 매출’ 수입차, 배당도 역대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한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6조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 로고.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한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6조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 로고.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포르쉐코리아 등 일부 수입차 브랜드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사상 최대 영업 실적을 올렸으나 수익금 대부분은 본사로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14일 6개 수입차 법인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했더니 지난해 주요 독일 자동차업체는 한국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 173만여 대 중 수입차가 사상 최대인 17.8%를 차지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벤츠 매출이 ‘르노+쌍용차’ 맞먹어

수입차 판매 1위 업체인 벤츠코리아는 매출 6조1213억원을 기록해 한국 진출 최초로 매출 6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완성차업체인 르노코리아(3조8599억원)와 쌍용자동차(2조4293억원)의 매출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8% 늘어난 2175억원으로 집계됐다. 벤츠는 2016년부터 수입차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국내에서 차량 7만6152대를 판매했다.

또 다른 독일차 브랜드 BMW코리아는 매출 4조6733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018년 연쇄 화재 사태 이후 3년 연속 판매량 신장에 성공했다. 포르쉐코리아 역시 1조295억원의 매출을 올려 ‘1조 클럽’을 수성했다.

독일차 브랜드가 줄줄이 최고 실적을 경신한 건 국내 고급차 시장이 성장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권은경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산업연구실장은 “지난해 고가 차량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수입차 시장 점유율(32%·금액 기준)도 사상 최고치였다”고 설명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최초로 10년 연속으로 판매량이 두 자릿수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3% 늘어난 749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537.6% 늘어난 365억원이었다.

독일계 수입차 브랜드의 배당성향. 그래픽 김영옥 기자

독일계 수입차 브랜드의 배당성향. 그래픽 김영옥 기자

포르쉐는 이익보다 더 많이 배당 

수입차 업계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본사에 배당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473억원을 독일 다임러그룹 본사(51%)와 홍콩계 딜러사 스타오토홀딩스(49%) 등 주주에게 전액 배당했다. 이 회사가 최근 5년간 배당한 금액은 총 5201억원이었다.

벤츠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독일 본사의 정책에 따라 배당 성향을 결정한다”며 “모기업에 수익을 배당하면 연구개발(R&D) 투자→신차 출시로 이어져 국내 소비자가 품질 좋은 차량을 만날 수 있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서 벌어들인 돈(396억원)보다 더 큰 돈(405억원)을 독일 본사로 송금했다. 사진은 포르쉐 로고. [AFP=연합뉴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서 벌어들인 돈(396억원)보다 더 큰 돈(405억원)을 독일 본사로 송금했다. 사진은 포르쉐 로고. [AFP=연합뉴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순이익 396억원보다 9억원 많은 405억원을 본사(포르쉐AG)로 송금했다. 배당 성향이 105%에 이른다. 회사 측은 “배당 정책은 본사가 결정해 한국법인은 근거를 알기 어렵다”며 “지난해 16억1800만원을 기부하는 등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시민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도 순이익 1564억원의 45%인 713억원을 배당했다. BMW 본사는 네덜란드법인(BMW홀딩스BV)을 통해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측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 370억원을 기부하고 R&D센터·물류센터·드라이빙센터를 설립하는 등 꾸준히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수입차 고배당, 비판 여지 있어”  

수입차 업계의 이 같은 고배당 정책에 대해선 비판적인 견해가 나온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타국에서 순수 판매법인을 운영하면 기업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수익을 본사로 배당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면서도 “주요 임원을 자국인으로 기용해 고임금을 지급하고, 거의 매년 100%에 가까운 배당 성향을 보이는 것은 현지의 고용 창출이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BMW코리아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주주배당을 결정했다. 당기순이익의 45%(713억원)을 배당했다. 사진은 BMW 7시리즈에 부착된 BMW 로고. [사진 AP=연합뉴스]

BMW코리아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주주배당을 결정했다. 당기순이익의 45%(713억원)을 배당했다. 사진은 BMW 7시리즈에 부착된 BMW 로고. [사진 AP=연합뉴스]

한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이달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차 브랜드와 재규어랜드로버 등은 결산 기간이 달라 오는 7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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