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재 키우는 '링크 3.0'…산학연 협력 수익 7배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9.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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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산학협력관 로비 벽에는 수많은 기업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단국대는 산학협력에 참여한 기업을 ‘가족회사’라고 부르며 명예의 전당에 이 회사들의 이름을 올렸다. 그중에는 단국대 캠퍼스에 아예 입주한 기업도 있고 공동으로 연구개발에 나선 기업도 있다. 교육부가 2012년 시작한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링크·LINC)의 결과다.
 

학생은 ‘미니 학위’ 따고 대학은 돈 벌고

링크1.0이 산학협력 분위기 조성, 링크2.0이 산학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 시작된 ‘링크3.0’은 대학 간 울타리를 없애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표다. 대학끼리 경쟁하는 체제에서 벗어나 선발대학이 후발대학에 멘토링을 하며 노하우를 주고받는 식이다.

지난 1월 27일 부산대학교에서 부산대·경북대·한양대·전남대의 기술혁신공유대학 MOU 체결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강래 전남대 부총장, 홍원화 경북대 총장, 차정인 부산대 총장, 오성근 한양대 경영부총장. [사진 경북대]

 
특히 올해부터는 반도체 등 미래산업 인재 양성을 목표로 산학협력을 강화한다. 참여 대학은 단일 교과목 수준의 산학연계를 학과 단위로 확대하고 첨단 산업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한국공학대학교는 링크3.0 사업에 참여하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미래자동차공학, 디지털엔지니어링 등 융합 교육 과정을 늘렸다. 성균관대는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바이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성균관대의 바이오 데이터 분석 수업은 온라인 공개강좌 무크(MOOC)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이크로디그리 등 ‘미니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반도체 단기 과정도 늘었다. 충남대는 반도체 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6개월 과정의 마이크로디그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재학생이라면 주전공과 관계없이 누구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시스템 반도체 등 더 깊은 전공 지식이 필요한 분야 인재는 1~2년 중·장기 과정으로 육성한다. 반도체 전방산업 맞춤형 석·박사급 인력은 대기업과 협업해 양성한다.
 
기존에 있었던 ▲수요맞춤성장형 ▲협력기반구축형 대학에 더해 올해는 ▲기술혁신선도형 유형을 신설하고 학교마다 평균 55억원을 지원한다. 기술혁신선도 대학은 세계적 수준의 산학연 협력을 목표로 한다. 수요맞춤성장형 대학은 맞춤형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협력기반구축형 대학은 학사 제도 개편과 인프라 구축 등 ‘기초 다지기’에 집중한다.


링크 사업은 산업 인재를 양성할 뿐 아니라 대학에게는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기업이 위탁한 프로젝트를 처리하거나 기술 자문을 제공하는 대가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링크 사업 시작 전(2011년) 68억원이었던 대학의 산학연 협력 수익은 링크2.0 사업 기간인 2019년 504억7000만원으로 7.4배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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