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의는 역대 최고급 위력을 보인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는 시점에 열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일선에 투입됐던 군의 부문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한 지 17일 만에 재해방지를 앞세우며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북한이 태풍이나 폭우 등 계절성 자연재해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만큼 국가적인 재해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내부의 대비태세를 다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국가재해방지사업 총화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런 점에서 비춰볼 때 재해방지와 관련한 북측의 정책적 우선순위 과거보다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 초 김덕훈 총리 주재로 국가 비상설 재해방지대책위원회를 소집한 데 이어 5월에는 비상재해위원회가 3개의 장, 11개의 조문으로 구성된 행동 규범을 공개한 바 있다.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 회의에서 "국가의 재해방지능력을 최단기간 내에 새로운 높이에 올려세우기 위한 구체적인 과업과 실행 방도들을 천명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북한은 김 위원장이 평범한 도로 관리공의 빈소에 화환을 보냈다는 소식을 전하며 최고지도자의 '애민 이미지'를 부각하는 모습이다. 조선중앙방송 이날 "(김 위원장이) 공훈도로 관리공인 성간군도로보수관리대구봉령가족소대장 김성녀 동지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해 화환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는 대북제재, 코로나19, 자연재해 등 삼중고로 인해 식량 부족 문제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애민 행보를 부각해 충성심을 유도하고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와 잇따른 자연재해로 내부자원 결핍 현상이 지속하면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민심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고지도자의 애민 이미지를 부각해 민심 이반을 막고 체제결속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