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는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기시다파)과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아베파)은 유임된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아베파)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아베 없는 아베파' 배려...통일교 관련 인사는 배제
지난해 10월 출범 후 1년도 안 돼 새 내각을 꾸린 이유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참의원 선거에서 국민에게 받은 신임을 하루라도 빨리 현실화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개각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기시 방위상의 교체는 건강상의 이유로 알려졌지만 통일교와의 관계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선거 당시 통일교의 도움을 받았다고 인정한 기시 방위상을 비롯해 관련 행사에 축전을 보냈던 야마구치 쓰요시(山口壮) 환경상 등 통일교와 관계를 인정한 7명의 각료가 이번 개각으로 자리를 떠난다.
일본 내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죽음 후, 통일교와 자민당 정치인들과의 밀착 관계가 집중적으로 조명되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신임 방위상으로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내각이던 2008~2009년 방위상을 지낸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무파벌) 중의원이 기용된다. 방위정무차관과 방위청 부장관 등을 지낸 안보 분야 전문가로 향후 안보 관련 3개 문서 개정과 방위비 증액 등을 이끌어나가게 된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와 경쟁했던 고노 다로(河野太郎·아소파) 자민당 홍보본부장은 디지털상으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무파벌)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경제안보담당상으로 재입각한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인사가 파벌 지도자의 죽음으로 위축된 당내 아베파를 배려하면서 각 파벌 간의 균형을 맞췄다고 해석했다. 아베파는 지난 내각과 같은 인원인 4명이 입각했고 아소파가 4명, 모테기파 3명, 기시다파 3명 등이다.
모테기 유임...정조회장엔 아베 측근
교도통신은 아베파의 중심 인물인 하기우다의 정조회장 기용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장기 집권을 노리고 당 내 배려를 우선시했다"면서 "아베 전 총리 사망 후 보수층의 이반을 경계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내각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인적 쇄신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달 30~31일 진행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1.0%로 직전 조사 대비 12.2%포인트 하락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5~7일 실시한 조사에선 내각 지지율이 57%로 나타나 직전 조사 대비 8%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