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뭉치면 더 치명적인 '혈관의 3고', 한꺼번에 관리해 잡아야

중앙일보

입력 2022.06.2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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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건강 바로미터 3대 지표
건강에서 혈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혈관 관리가 건강관리의 기본이 된 지 오래다. 이들 혈관 문제는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과 뇌에 치명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혈관 문제의 주범은 따로 있다. 바로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이다. 혈관 건강의 3대 지표다. 이들 혈관 수치가 높을수록, 특히 정상 범위를 벗어난 지표가 하나씩 더해질수록 심장과 뇌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당뇨병) 등 ‘혈관의 3高’를 잡아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 20세 이상 고혈압 추정 유병자는 약 1200만 명에 달한다. 또 5명 중 1명은 고지혈증을 갖고 있으며 당뇨병 환자는 약 500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 전단계 환자까지 포함하면 약 1000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성인 혈관 건강의 현주소다.
 
이들 혈관 지표가 심장과 뇌 건강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러 데이터가 말해준다. 우선 급성 심근경색 위험을 높인다. 세계 52개국 총 3만 명을 대상으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과 영향력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고지혈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3.25배 증가하며, 당뇨병 환자의 경우 2.37배, 고혈압 환자는 1.91배 각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 건강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대한뇌졸중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뇌졸중 환자의 67%가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2%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55~75세 중노년기에 발생하는 뇌졸중의 절반은 고혈압과 당뇨병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 악순환 고리

이들 혈관 3高 질환(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은 뭉칠수록 더욱 치명적이다. 하나의 질환을 앓고 있을 때보다 두 가지를 동시에 앓고 있을 때 치명률은 더욱 높아지고, 세 가지 질환을 모두 앓고 있을 땐 최고치에 이른다. 실제 우리나라의 고혈압 치료 인구 중 61%가 고지혈증과 당뇨병 치료를 병행하고 있으며,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세 가지 모두를 치료받는 경우도 19%에 이른다. 또한 당뇨병 유병자 중 61.3%는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으며, 72%는 고지혈증(LDL 콜레스테롤 130㎎/dL 이상)을,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모두 가진 경우도 43.7%에 달한다.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이 결국 함께 높아지면서 혈관을 망가뜨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고혈압으로 인해 혈관이 지속해서 높은 압력에 노출되면 그 결과로 혈관은 손상을 입게 된다. 혈관 벽이 손상되면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잘 쌓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높은 혈압으로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플라크가 형성될수록 혈관은 점점 더 좁아진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다시 혈압이 높아지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결국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따라오는 짝꿍 질환인 셈이다.
 
혈압과 혈당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서로 영향을 미치며 혈관을 공격한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고혈압 발생 위험도는 혈당이 정상인 사람의 약 2배에 달한다. 반대로 고혈압 환자의 당뇨병 발생 위험은 정상 혈압인 사람의 약 2.4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유전체역학연구(KoGES)에서 40~69세 성인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혈압 수치에 따른 당뇨병 발병률을 분석한 결과, 정상 혈압에 비해 고혈압 1단계(수축기 혈압 140~159㎜Hg, 이완기 혈압90~99㎜Hg) 환자의 당뇨병 발병 위험은 1.26배 더 높았고, 2단계(수축기 혈압 160㎜Hg 이상, 이완기 혈압 100㎜Hg 이상) 환자의 당뇨병 위험은 1.6배 더 높았다.
 

복합 질환자, 심근경색 위험 6배 증가

이들 질환은 하나씩 더해질수록 위험성이 배가된다. 건강에 더욱 치명적이다. 당뇨병만 가진 사람의 뇌졸중 발병률은 0.84%다. 그런데 당뇨병과 고지혈증을 함께 가진 경우 이 수치가 5.26%로 올라간다.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을 모두 가진 경우에는 5.93%까지 뇌졸중 발병률이 높아진다.
 
심장에 미치는 악영향도 마찬가지다. 한 연구에 따르면 당뇨만 가진 사람들에 비해 당뇨와 고지혈증, 고혈압을 모두 가진 사람들의 심근경색 발병 위험도는 약 6배, 뇌졸중 발병 위험도는 약 7.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중년 인구 중 많은 사람이 심혈관 질환에 대한 두 가지 이상의 위험 요소를 갖고 있으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병을 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혈관 지표를 동시에 관리하면 그 효과가 배가된다. 덴마크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당만을 단독으로 관리했을 때와 고혈압 및 고지혈증을 함께 치료했을 때 건강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확인했다. 연구팀은 2형 당뇨병 환자 160명을 대상으로 7.8년 동안 한 그룹은 당뇨병만 단독으로 치료하고, 또 다른 그룹은 고혈압 및 고지혈증을 병행 치료했다. 치료를 시작한 시점부터 21년 후 이들의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단독으로 당뇨 치료만 받은 사람들에 비해 고혈압과 고지혈증 치료를 함께 받은 당뇨병 환자들의 기대수명이 7.9년 더 길었고,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도 50% 정도 낮아진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쿠바산 사탕수수 성분, 혈압·콜레스테롤 개선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우선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을 제대로 진단·치료받아야 한다. 그리고 절주와 금연은 필수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음식은 가급적 골고루 싱겁게 먹는 게 좋다. 또 하루 30분, 주 4회 이상 운동하는 것도 필요하다. 움직이는 만큼 건강해진다.
 
먹는 것도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피하고 채소와 과일,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혈관 건강에 도움되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 대표적이다.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은 쿠바에서 자라는 사탕수수 잎과 줄기 부분의 왁스에서 8가지 고지방족 알코올을 특정 비율로 추출·정제한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압 조절’ 기능성과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기능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매일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20㎎ 섭취하면 혈압 조절에 도움되고, 매일 5~20㎎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되는 것으로 인체 적용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혈압은 조절하고 좋은(HDL) 콜레스테롤은 올리며 나쁜(LDL) 콜레스테롤은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체 적용시험 결과,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 20㎎을 12주간 섭취했을 때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0% 상승했으며, 수축기 혈압은 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