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체 ‘데드라인’이 지난달 칸국제영화제에서 초청작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공개 전날(5월 25일) 보도한 기사 내용입니다. “지난 4월 칸영화제 라인업이 공개되자 트위터에선, 이지은의 칸 데뷔 소식에 기대감이 폭발했다”며 2008년 가수 데뷔 후 지금껏 아이유(29)의 활동을 상세히 다뤘죠.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칸영화제를 찾은 주요 외신 중 아이유를 주목한 매체는 데드라인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브로커’가 아이유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보니, 아직 ‘영화배우’로서 아이유를 잘 몰랐던 탓이죠. 분위기가 달라진 건 ‘브로커’ 공식 레드카펫 상영부터입니다. 다국적 팬들이 몰려와 피켓까지 들고 아이유를 외치는 풍경은 그에 관한 호기심을 일으켰죠. ‘브로커’ 상영 후엔 이런 리뷰가 나왔습니다. “K팝 가수 출신 배우 이지은은 진심으로 영화의 영혼을 연기하며 앙상블을 빛나는 길로 인도한다.” 미국 매체 어워즈워치의 영화 리뷰였죠.
[배우 언니]
칸영화제 초청작 '브로커' 아이유
日거장 고레에다 감독 첫 한국영화
베이비박스에 아기 버린 미혼모 역
첫 상업영화로 칸 주목…문제적 캐릭터
'브로커' 아이유 더 주목받는 이유
‘브로커’는 칸영화제에서도, 한국 개봉(8일) 후에도 평가가 엇갈리는 영화입니다. 일본감독이 익숙하지 않은 한국말로 영화를 만들다 보니 인물들의 감정이나 고민이 충분히 와 닿지 않은 채 영화가 에피소드의 나열처럼 다가온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또 주인공들의 비윤리적 행태를 온정적으로 그린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소영은 여러모로 문제적 캐릭터로 주목받습니다.
‘브로커’를 “아동 인신매매에 관한 이 한국말 작품은 투박한 애도와 투박한 성격으로 가득 찬 보기 드문 졸작”이라 혹평한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소영이 우성을 버리는 첫 장면부터 지적합니다. 장대비가 내리는 한밤중 베이비박스 시설로 간 소영은 안전장치를 갖춘 베이비박스 안쪽이 아닌 그 발치의 차갑게 젖은 돌바닥에 우성을 내려놓고 갑니다. 지켜보던 형사 수진(배두나)이 옮겨놓지 않았다면 우성은 그날 밤을 넘길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다음날 곧바로 아기를 되찾으러 온 소영의 행동은 그런 의미에서 이중적으로 느껴집니다.
첫 엄마 역 그 이상…아이유가 감당한 무게
“이 영화 여러 지점에서 낙태라는 주제가 떠오른다”는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그럼에도 “고레에다 감독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아이들의 경험”이라며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가 이 세상에 속해 있음을 보여주는” ‘브로커’를 옹호했죠. 하지만, 영화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아이유가 ‘브로커’에서 첫 엄마 역이자 미혼모 연기에 도전하는 것 이상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다는 의미죠.
동시대 일본 영화계 최고 거장으로 불리는 고레에다 감독은 왜 이 어려운 역할에 아이유를 캐스팅했을까요. 올해 칸영화제 현지에서부터 ‘브로커’를 취재해온 중앙일보 팟캐스트 ‘배우언니’가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와 함께 뒷이야기 짚어봤습니다. 이번 팟캐스트 방송은 중앙일보 J팟 ‘배우언니’ 홈페이지(https://www.joongang.co.kr/jpod/episode/877)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