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클리닉
악화 땐 하반신 마비까지 초래
전립샘암은 발생해도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립샘암으로 치료받는 환자의 대부분은 “아무런 증상이 없었는데 혈액검사(전립샘 특이항원 검사·PSA) 수치가 높게 나와서 전립샘 조직검사를 하게 됐고 전립샘암 진단을 받았다”고 말한다. 전립샘암이 진행되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배뇨장애 증상을 유발할 뿐 아니라 소변이나 정액에 피가 보일 수 있고 때로는 사정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전립샘암뿐만 아니라 다른 전립샘 질환에서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감별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진행된 전립샘암 환자의 65~80%는 뼈 전이를 동반하는데 전이 병소의 골절, 뼈 통증, 척추변형, 척수 압박 등을 초래해 심하면 하반신 마비로 환자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전립샘암 진단은 기본적으로 혈중 전립샘 특이항원 검사, 항문을 통해 직장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전립샘을 촉진하는 직장수지검사, 항문에 초음파 기구를 삽입해 전립샘을 관찰하는 경직장 초음파검사를 시행한다. 검사 결과 전립샘암이 의심되는 경우 확진을 위해 전립샘 조직검사를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전립샘 조직검사는 초음파를 항문에 넣고 무작위로 12군데 조직을 채취하는 방식이다.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조직검사 전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해 암이 의심되는 부위에 추가로 조직검사를 하고 있다. 또 항문이 아닌 회음부를 통해 전립샘 조직검사를 시행해 기존 조직검사에서 접근이 어려웠던 부위까지 출혈·요로감염 없이 더 안전하고 정확하게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조직검사에서 전립샘암으로 진단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뼈 검사 등의 추가 검사를 통해 전립샘암 병기를 결정하고 각 병기에 맞는 치료를 정하게 된다.
반면 방사선 치료는 수술과 함께 국소 전립샘암을 완치하는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국소 전립샘암뿐만 아니라 전립샘 주변으로 진행된 전립샘암 치료에도 이용되고 수술 후 추가치료 목적으로, 또는 전이 부위의 암 조직 제거 목적으로도 시행된다. 마취나 수술의 부작용이 높은 환자군이나 비수술적 치료를 선호하는 환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처럼 전립샘 전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전립샘 내 암 조직만 치료하는 하이푸, 비가역적 전기천공술(irreversible electroporosis) 등도 일부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비가역적 전기천공술은 전립샘암이 있는 부위에 국소적인 전기자극을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전립샘 주변의 신경과 혈관을 보호할 수 있어 시술 후에도 성 기능과 배뇨 기능이 보존돼 비교적 젊은 초기 전립샘암 환자들의 관심이 많다.
조기진단과 건강검진으로 초기에 진단되는 전립샘암이 대부분이지만 10%의 환자들은 전립샘암이 림프절이나 뼈, 폐 등에 전이된 상태에서 진단된다.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면 전립샘암세포의 성장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환자에게는 남성호르몬의 생성과 분비를 억제하는 항호르몬 치료로 전립샘암 진행을 지연시킨다. 하지만 항호르몬제 치료 후 더는 항호르몬제에 반응하지 않는 거세 저항성 전립샘암으로 진행하면 항암제나 2차 항호르몬 치료제를 사용하게 된다.
병기에 맞는 수술·치료법 다양
초기 전립샘암의 5년 생존율은 100%에 가깝다. 그러나 전립샘암은 전이되면 생존율이 매우 낮아진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완치하고 전이를 막는 게 중요하다. 전립샘암의 조기 검진 방법으로는 50대 이상 남성이라면 1년에 한 번 전립샘 특이항원 검사를 포함한 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가족 중 전립샘암 환자가 있다면 전립샘암 발생 위험이 2~4배 커진다. 이런 경우엔 40대부터 매년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전립샘암을 예방하려면 서구화된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물성 지방이 많은 육류나 고칼로리, 당분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이 풍부한 방울토마토·체리 등을 먹는 것이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자신에게 맞는 꾸준한 신체활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