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강남역 4번 출구 앞에 일본식 살치살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에는 가게 한쪽에는 벽을 바라보고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7개 있다. 지난 11일 오후 1시 무렵 찾은 식당에는 태블릿 PC로 유튜브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약 2만5000원 상당 음식을 먹는 고객 2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혼자서도 잘 먹고 혼자서도 잘 살아요
'1코노미(1인 이코노미)' 가이드
코로나19 이후 혼살족 더욱 당당히 식당 입장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539만8000가구였던 1인 가구는 2020년 664만3000명으로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9%에서 31.7%로 커졌다. 2인 가구(28%)나 3인 가구(20.1%), 4인 가구 이상(20.2%)보다 비중이 크다. ‘부모+자녀’로 이뤄진 3~4인 가구에 맞춰졌던 식음료 판매 트렌드도 혼살족으로 중심으로 옮겨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2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 올해 외식업체들의 간편식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비싼 혼밥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혼살족을 위한 활어회 픽업 서비스의 지난 4월 14~20일 이용 건수는 서비스를 시작한 첫 주 대비 약 10% 높아졌다.
혼살족 주류 지출 비중 2인 가구보다 커
파리바게뜨의 간편식 브랜드인 ‘퍼스트 클래스 키친’ 판매량은 2021년에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서양식과 아시아식 등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오는데 올해는 유명 유튜버와 협업한 간편식도 내놓았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편리하면서도 맛있는 간편식을 경험한 혼살족들이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계속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혼자 사는 사람이 2인 이상의 가구보다 주류에 대한 지출 비중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8일 공개한 ‘2021년 가구의 가공식품 소비 지출 변화와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맥주·소주에 대한 지출 비중의 순위가 각각 4위·12위로 조사돼 2인 이상 가구의 7위·16위보다 높았다. 와인 지출 비중의 순위도 1인 가구가 24위로 2인 이상 가구(30위권 밖)보다 높았다.
이마트24는 이런 추세를 고려해 서울 천호동 강동역 인근에 주류전문편의점 1호를 열었다. 와인과 위스키, 수제 맥주와 전통주 등 다양한 주류를 여러 나라에서 수입된 안주류와 함께 살 수 있다. 인근에 고층 주거 단지가 많아진 데다 지하철역과 가까워 1인 가구 주류 소비가 늘어난 점이 장소 선택 배경이 됐다. 이마트24 수제맥주의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251% 증가했고, 올해 1분기도 301% 상승했다.
중국에서도 ‘혼살족 경제’가 급부상하고 있어 혼밥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aT가 인용한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인터뷰에 응한 젊은 세대 71.5%가 “식당에서 혼밥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