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쓴소리 "민주 586 실망...독재 타도하며 독재 배웠나"

중앙일보

입력 2022.04.21 23:01

수정 2022.04.2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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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우상조 기자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 과정에서 ‘위장 탈당’ 등 편법까지 동원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독재를 타도하면서 독재를 배우셨냐”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조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선배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독재는 타도하셨지만, 민주주의는 이루지 못하신 것 같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조 의원은 “민주화의 상징인 선배들과 함께 의정활동을 한다는 사실이 매우 흥분되고 기대됐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며 “선배들은 국회와 정치를 선악 대결의 장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단일대오만이 살길이라 외쳤고, 이탈자는 배신자라고 낙인찍고 있다”고 적었다.
 
조 의원은 “민주주의는 다수에 의한 결정과 소수에 대한 존중이 균형을 이뤄야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172석의 힘을 바탕으로 압박정치를 하고 있다. 소수를 위한 제도들을 하나씩 무력화해가면서 내 앞길을 방해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선배들에게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또 온몸으로 독재를 부순 민주화 영웅들은 어디에 계시는가? 피땀으로 이뤄내신 민주화를 오직 자신들만 독점하고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신가?”라며 의문을 던졌다.
 
조 의원은 “선배 세대가 쟁취한 반독재에 이어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서 이제는 선배들의 퇴장이 필요한 시간이 됐다”면서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자신마저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니체는 말했다. 민주화의 상징인 선배들이 괴물로 이름 붙여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 출연해서도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강행 추진을 비판하며 “저는 586 이후 세대로서 민주화를 이룬 선배들을 우상처럼 생각했다”며 “지금은 그 우상들이 괴물이 되어 가는 게 아닌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지난 19일 검수완박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후 ‘문자 폭탄’을 받았다고도 했다. 조 의원은 “(양당 지지자들 때문에) 제 핸드폰이 문자 등으로 너덜너덜 해졌다”면서 “검찰개혁이라는 큰 이슈를 너무 급하게 처리하다 보니까 마치 진영 간의 싸움이 되어버렸고 한 쪽 진영을 선택하면 검찰개혁을 무조건 지지하고 다른 쪽 진영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반대하는 진영 논리에 빠져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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