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복지장관 후보자 "암 특효약은 결혼"…과거 칼럼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22.04.11 12:42

수정 2022.04.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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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호영(사진) 경북대 의대 교수가 과거 칼럼에서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 "결혼과 출산은 애국"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쓴 글이지만, 이를 암 치료 및 애국에 빗대고 낮은 출산율의 원인으로 20대 여성의 혼인률을 거론하는 등 부적절한 표현이 있다는 주장이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12년 10월 대구·경북 지역지 매일신문에 기고한 '애국의 길'이라는 칼럼에서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결혼'과 '출산'이 그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결혼만으로도 당장 예비 애국자가 될 수가 있고, 출산까지 연결된다면 비로소 애국자의 반열에 오른다. 만일 셋 이상 다산까지 한다면 '위인'으로 대접 받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정 후보자는 한국의 출산율이 낮아 2900년에 한국인이 멸종한다는 전망을 언급하며 "주위를 둘러보자. 20대 여성 10명 중 겨우 1명이 결혼을 했다는 통계가 과연 맞는지 살펴보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비율, 즉 '생애 독신율'이란 것이 곧 15%가 될 것이고 가까운 장래에 20%로 올라갈 전망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결혼 인구 및 대체출산율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20대 여성' 및 '50대 여성'을 거론하면서,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이 여성의 잘못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후보자는 이어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라고 하면서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독신이 기혼자보다 높다는 노르웨이와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 연구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해 본 것에 대한 후회'가 '못 해 본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훨씬 낫다고 하지 않은가? 이제 온 국민이 중매쟁이로 나서야 할 때다. 그것이 바로 애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결혼과 출산이 애국이며, 암 치료의 특효약이 결혼이라는 발상 자체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충격적"이라며 "저출산 대책의 총괄을 맡아야 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서 과거 자신의 발언을 돌아보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내정자는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대구적십자병원을 거쳐 경북대 의대 외과 전문의로 활동했다. 경북대 의대에서 홍보실장, 의료정보센터장, 기획조정실장, 진료처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 경북대병원장을 지냈다. 정 내정자는 지난달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당선인에 대해 "40년을 한결같은 친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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