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 팀은 20일 중국 옌칭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58초02로 28팀 중 18위를 차지했다. 파일럿 원윤종과 김진수(27·브레이크맨), 김동현(27·이상 강원도청), 정현우(26·서울BS연맹·이상 푸셔)가 출전했다. 2인승 19위에 올랐던 원윤종은 두 대회 연속 입상에는 실패했다. 그래도 3차 시기에는 59초38을 기록하면서 나아진 주행 능력을 보여줬다.
금메달은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32·독일·3분54초30) 팀이 차지했다. 세계 최고의 파일럿으로 불리는 프리드리히는 평창에 이어 남자 2인승과 4인승을 연이어 제패하며 두 대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원윤종은 한국 썰매 역사에 남을 선수다. 2014 소치 올림픽에 처음 출전했고, 평창 대회에선 홈 트랙의 이점을 살려 2인승(서영우) 6위, 4인승(김동현, 서영우, 전정린) 은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기록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트랙 연습량 부족, 대회 도중 썰매 교체, 브레이크맨 서영우의 부상 등 악재 속에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은 내지 못했다.
원윤종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다. 정말 최선 다했다. 상황, 조건에 대해 말할 것 없이 이런 결과가 나와 죄송스럽다. 이 계기를 발판 삼아 더 노력하는 봅슬레이 팀 되고 싶다"고 했다. 원윤종은 "시즌 초반부터 꼬였다. 쓰던 장비도 제대로 도착 안하고, 서영우까지 다쳤다. 악재가 거듭되다 보니 멘털적으로 어려웠다"면서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이겨내려고 이 자리까지 왔다. 아쉽지만 부족한 부분 채워가면서 앞으로를 계획하겠다"고 했다.
정현우는 "이번 시즌 준비하면서 장비 도착 안했던 것이나 서영우 부상 등 아쉬운 결과지만 더 열심히 해서 다음에 더 좋은 결과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한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 코치, 감독님, 전담팀, 의무 트레이너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0 밴쿠버 올림픽부터 출전한 김동현은 벌써 네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원윤종, 서영우 등도 그의 권유로 썰매를 시작했다. 김동현은 "이번이 네 번의 올림픽 도전 중 가장 길게 느껴졌다. 아쉬웠지만, 어려운 한계 부딪혀도 노력했다. 메달 색깔보다 가치가 빛날 거라 믿는다. 앞으로 좋은 후배들 나올 거고, 더 노력할 것이다. 계속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4년 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도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원윤종은 다음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한 건 없다. 지금의 아쉬운 점 보완해서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하고자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원윤종은 "아쉽다고 기록 안 좋았다고 멈추면 거기 뿐이다. 부족했으니 더 채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훨씬 더 노력하는 봅슬레이 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있는 푸셔와 브레이크맨들은 유능하고 출중하다. 이런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인프라 저변이 확대되고, 그 속에서 경쟁 체제가 이뤄지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고생 많았다. 맏형이고 파일럿인데 응답하지 못해 미안하다. 그래도 끝이 아니다"라고 동료들에게 고마워했다.
네 선수는 31일 귀국한다. 정현우는 "맛있는 한국 음식 먹고, 다시 운동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수도 "쉬고 난 뒤, 운동을 시작해 빨리 끌어올리고 싶다"고 했다. 김동현은 "지난해 아이가 태어났는데, 함께하지 못했다. 돌아가면 육아에 전념하고 가정주부가 되려고 한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