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에 민감한 2030세대의 특성이 이런 분위기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중국이 다른 나라의 고유문화를 중국이 원조인 것처럼 주장하는 ‘문화공정(工程)’ 논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을 통해 ‘중국은 불공정한 방식을 쓴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샤오린 산도르 류(헝가리·왼쪽)가 맨 먼저 결승선 통과하고도 옐로 카드. 런쯔웨이(중국)에게 금 돌아가 “헝가리 선수는 팔을 벌렸고, 중국 선수는 양손을 이용해 잡아당겨. 판정 전혀 이해 안 돼” 국제심판 최용구
여야 정치권도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8일 “편파 판정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단 여러분이 진정한 승자”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이날 “우리 선수들의 분노와 좌절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선수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2030세대 사이에선 중국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나라’라는 공감대가 짙게 형성돼 있다고 한다. K팝 등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문화 요소를 그대로 차용하거나 한복이나 김치 등 한국 고유문화의 원조가 중국이라고 주장한다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황모(27)씨는 “(중국은) 자신들이 노력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남의 것을 빼앗는 식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윤모(24)씨는 “최근 올림픽 개막식에 조선족의 전통 의상으로 한복이 소개된 것도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으로 한복이 세계에 알려진 것을 의식한 듯하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2030세대의 반감은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중앙일보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1~12월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그 결과 호감·비호감을 가르는 기준 점수 50점에서 ▶19~29세 중 67.3% ▶30~39세 중 59.5%가 중국에 50점 미만을 줬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세대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공정성인데, 편파적인 판정으로 제소까지 하는 상황이 나오자 2030세대에서 ‘공정성이 완전히 훼손됐다’는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정서가 특정인에 대한 과도한 혐오 및 국가 간 갈등으로까지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온라인 활동이 많은 일부 청년을 중심으로 혐오 등의 표현이 퍼지면서 반중 정서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혐오를 부추기고 반중 정서가 극대화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