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에 민감한 2030 세대의 특성이 이런 분위기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문화 공정(중국이 다른 나라의 고유문화를 중국이 원조인 것처럼 주장하는 행태)’ 등의 논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중국은 불공정한 방식을 쓴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편파 판정’ 한국 선수 실격…2030, 中 맹비난
한 대학생 커뮤니티에서는 욕설을 사용하며 ‘중국이 망했으면 좋겠다’고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고, 수백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동조했다. 과도한 표현에 반대하는 의견이 제시되면 ‘짱깨냐’며 몰아붙이는 듯한 댓글도 보였다.
8일 오전 기준 SNS 트위터엔 중국을 향한 욕설이 담긴 게시물이 20만건 이상 올라오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경기 결과에 대한 불합리한 부분을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제소해주시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와 3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中, 공정하지 못해”…일상서도 쌓이는 반감
직장인 황모(27)씨는 “중국의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면 우리나라의 것을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한 것처럼 보인다. (중국은) 자신들이 노력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남의 것을 빼앗는 식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윤모(24)씨는 “최근 올림픽 개막식에 조선족의 전통 의상으로 한복이 소개된 것도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으로 한복이 세계에 알려진 것을 의식한 듯하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의 경험도 이런 공감대 형성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대학원생 손모(26)씨는 “중국인 유학생이 조별 과제에서 ‘프리 라이딩(무임승차)’을 하고 한국 학생들과 점수를 똑같이 받아가는 것은 흔한 일이다”며 “이런 데서 오는 불만이 쌓여 개인이 아닌 중국이라는 국가 전체로 부정적인 감정이 퍼지는 것 같다” 전했다.
중국에 대한 2030 세대의 반감은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중앙일보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1~12월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그 결과 호감·비호감을 가르는 기준 점수 50점에서 ▶19~29세 중 67.3% ▶30~39세 중 59.5%가 중국에 50점 미만을 줬다. 2030 세대 10명 중 6명이 중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보는 셈이다.
“과도한 혐오, 국가 간 갈등으로 이어지면 안 돼”
반중 정서 확산의 원인 중 하나로 2030 세대의 활발한 온라인 소통 문화가 지목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서가 특정인에 대한 과도한 혐오 및 국가 간 갈등으로까지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짚는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 문화학과 교수는 “온라인 활동이 많은 일부 청년들을 중심으로 혐오 등 표현이 퍼지면서 반중 정서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혐오를 부추기고 반중 정서가 극대화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구정우 교수도 “부당한 판정에 항의하는 것은 정당한 감정의 발로(發露)가 될 수도 있지만, 선을 넘어서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부를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