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불참 이유로 "적대세력들의 책동과 세계적인 대유행전염병상황"을 꼽았지만, 사실 북한 선수들의 불참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북한의 도쿄 올림픽 불참 결정에 따른 징계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난해 9월 북한 올림픽위원회(NOC)의 자격을 2022년까지 정지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북한 선수들이 북한 국적으로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은 막힌 것이다.
그런데 만약 북한이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다면, 선수단 규모나 목표 성적은 어땠을까. 북한의 겨울 스포츠 수준을 알아봤다.
세계수준 못 미치는 경기력
그간 사례를 봐도 북한 선수들에게 올림픽 본선의 문턱은 높았다. 이는 최근 열린 네 차례 겨울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의 규모로도 알 수 있다.
출전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올림픽이지만, 획득한 메달 수도 북한 겨울 스포츠의 수준을 보여준다. 북한은 그동안 참가한 8번의 겨울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1개씩 획득했다. 북한이 여름 올림픽에서 따낸 54개의 메달(금 16·은 16·동 22)에 훨씬 못 미치는 기록이다.
'사치품 제한' 대북제재도 영향
북한 아이스하키팀은 2017년에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주최 측으로부터 첨단 탄소 섬유 스틱을 제공받았지만, 대북 제재에 저촉될 수 있어 반납해야 했다. 제재로 스키 설비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북한이 새로 건설한 마식령 스키장에 백두산 삼지연 스키장의 구형 리프트를 뜯어와 설치한 것도 잘 알려진 사례다.
IOC는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화해·협력 분위기가 조성되자 선수 훈련용 스포츠 용품에 대해서는 수출 제재를 완화해달라고 안보리에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보리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미국이 IOC의 요청을 거부해 무산됐다.
국제 대회 참여도 코로나로 중단
이런 국제대회 불참 결정에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의 열약한 보건·의료 상황이 반영된 조치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 선수들의 '비자발적 칩거'는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한 진정 국면에 들어설 때까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