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악재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하고 있다. 지난 두 달간 리비안 주식을 약 3000억원어치 산 서학개미(미국 등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리비안은 전거래일보다 5.61% 급락한 81.44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설이 또 다시 제기되면서 기술주 매도세가 이어져서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예상한 것보다 많은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거란 전망을 내놓았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시장금리)은 1.8%까지 올랐다. 지난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였다. 통상 금리가 인상되면 차입 경영에 의존하는 기술주는 약세를 보인다.
하지만 뉴욕 증시에 상장된 테슬라·애플 등 기술주가 이날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면서 리비안의 하락은 더욱 도드라졌다. 시장에선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R1T의 양산 차질, 경쟁사의 추격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리비안, 두 달여 만에 주가 반토막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리비안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승세가 크게 꺾인 건 R.J 스캐린지 최고경영자(CEO)가 R1T의 생산 차질을 공식화하면서다. 그는 “반도체 공급난 문제로 R1T와 R1S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단기에 늘리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한때 180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리비안의 양산 능력에 의문 부호가 찍히며 ‘거품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리비안이 지난해 목표였던 1200대에 못 미치는 1015대의 차량을 생산했고, 소비자에게 실제 인도된 차량은 920대라고 보도했다. 올해도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될 전망이어서 R1T을 사전 주문한 고객은 5~6월이 돼서야 차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저가 매수 기회”…성장 기대감도 여전
그렇다고 미래가 아주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 리비안이 미국 조지아 신공장을 통해 2024년까지 40만 대 추가 생산 여력을 갖춘 점 등은 여전히 장점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리비안의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여전히 긍정적인 장기 투자 종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