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20일 기준)는 93.9로 지난주 95.2에 비해 1.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9년 9월 16일 93을 기록한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월 15일 99.6으로 100 밑으로 떨어진 후 이번 주까지 6주 연속 100 이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다. 이 지수가 100 이하면 집을 팔겠다는 집주인이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매수세가 위축된 이유는 지역별로 다르다. 강남권의 경우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려는 경우가 사라졌다. 송파구 잠실동의 이모 공인중개사는 “강남권에서는 집을 보유한 상태에서 여유 자금으로 이른바 ‘갭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종부세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때문에 이런 수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권 급매물을 소화하는 매수세는 기존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옮기는 이른바 ‘갈아타기’ 수요다.
종로·양천·동작구 등지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넘어서는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매수세가 줄었다. 노원·도봉구나 금천·관악구 등 젊은층의 ‘영끌’이 몰렸던 지역은 대출규제 강화 및 금리 인상으로 매수세가 위축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 전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박합수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매수·매도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 대선 전까지는 매수자가 다소나마 우위를 점하는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