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위원회는 기존 0.8%였던 연 매출 3억원 이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다음 달 31일부로 0.5%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전체 가맹점의 95.6%)은 매출 구간에 따라 0.1~0.3%포인트의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보게 된다. 2018년 말 카드수수료가 큰 폭으로 떨어진 이후 가맹점들은 연평균 약 6900억원의 수수료를 절감 받았다. 6900억원은 지난해 카드사 전체 순익(2조264억원)의 33% 수준이다.
수수료 수익 인하로 '혜자 카드' 사라져
수익 보전을 위해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거나 혜택이 좋은 이른바 '혜자 카드'를 단종시키는 경우도 잦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2018년에는 7개 전업 카드사에서 약 80개의 신용카드가 단종됐지만 2018년 말 카드 수수료가 역대 최고 폭으로 떨어진 이후 2019년에는 160개의 카드가 사라졌다. 올해는 이달 15일 기준 143개의 카드가 단종됐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손해로 이어지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공요금도 아닌 민간 금융사의 서비스 요율을 정부가 결정해주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수수료 수익을 정부가 통제할수록 카드론 금리 인상, 연회비 인상, 부가 서비스 축소 등으로 소비자가 직간접적인 손해를 보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카드사들의 자본 조달 비용이 줄고 온라인 카드 발급이 늘며 인건비와 영업 비용, 밴 수수료 비용 등 원가가 절감돼 수수료 인하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