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롯데에서 계열사 이동은 회사의 필요에 의해 전보 형태로 이뤄졌다. 구성원 개인이 이직할 수 있는 창구는 없었다. 롯데 측은 사내 이직제도 도입을 통해 그룹 구성원이 스스로 경력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지난 2년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급성장으로 주력인 유통사업이 위기를 맞자 연말 임원인사에서 창립 처음으로 순혈주의를 깼다. 글로벌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 출신의 김상현 유통 대표와 컨설팅·놀부 출신의 안세진 호텔 대표를 영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직제도는 그룹 내 우수 인재 이탈을 줄이는 목적도 크다”고 말했다. 한 곳에서 순환보직 대신 계열사로 손쉽게 이동해 전문성을 쌓을 수 있게 되면 그만큼 인재 이탈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CJ, 삼성전자 등이 부서장 직급을 통합하는 등 인재 유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직제도 역시 회사가 개인에게 선택권을 넓게 주는 것이고, 앞으로도 우수 인재를 유지할 시스템을 계속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