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새로 추가된 한국어 단어들이다. ‘오빠’ ‘대박’ ‘애교’ 등 한국어 단어 26개가 등재됐는데, 음식 관련 단어가 9개로 유독 많았다. 한국 음식의 세계적 파급력과 영국 내 K푸드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류 열풍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지만, 근래 영국의 한식 인기는 놀라울 정도다. 수도 런던을 중심으로 한식 레스토랑이 무서운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지난달 런던에서 직접 확인한 사실이다.
런던에서 한식당을 찾는 건 아주 쉬웠다. 한인타운이 있는 뉴 몰든을 찾아갈 필요도 없었다. 코벤트 가든, 피카딜리 서커스 같은 번화가에서도 한식당이 널려 있었다. ‘김치’ ‘고기’ ‘홍대포차’ ‘강남포차’ ‘갈비’ ‘온더밥’ ‘비빔밥’처럼 정겨운 한국어 간판을 내건 한식당이 시내 곳곳에 포진해 있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런던에만 100곳이 넘는 한식당이 있다.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로 유명한 영국인 조쉬와 올리도 최근 런던에 한국식 토스트 가게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순(40) 대표는 “손님이 95% 이상이 현지인”이라며 “삼겹살과 떡볶이가 제일 잘 팔리고, 젊은 층은 소주와 맥주를 따로 시켜 소맥을 만들어 먹을 만큼 한국 문화에 밝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런던 레스터스퀘어에 오픈한 ‘분식(Bunsik)’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식 핫도그와 떡볶이를 파는 가게로 주말이면 대기 줄 때문에 인도가 꽉 막힐 정도다. 런던 소호에선 ‘홍대포차(Hong dae po-cha)’가 핫하다. 우리네 포차 문화를 그대로 느끼려는 현지인이 많이 찾는다. 옛날식 간판, ‘산지직송’ ‘예약환영’ ‘안주일체 포장가능’ 같은 익숙한 문구들로 가게 안팎이 꾸며져 있다. 골뱅이 소면 무침, 닭똥집, 두부 김치, 라면 등을 판다.
런던에서 15년째 거주하는 강형석(43) 가이드는 “15년 전과 비교하면 모든 게 달라졌다”며 “BTS, 손흥민, 오징어게임의 인기 속에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이 음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