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 15분 이면 충분…을지로 노포서 즐기던 닭 무침

중앙일보

입력 2021.11.15 09:00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아이의 뒤를 쫓다 보면 엄마의 하루는 금세 지나가죠, 그래서 온전히 나를 위해 제대로 상을 차리는 일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 살배기 딸을 키우는 신혜원씨는‘엄마가 잘 먹어야 아이도 잘 키운다’는 생각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우거나 끼니를 거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거창하고 복잡한 조리법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간단한 조리법으로요. 미국의 요리학교 CIA에서 배운 레시피와 호텔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담아낸 엄마의 쉽고 근사한 한 끼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첫 회는 닭 무침입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을지로 스타일의 닭 무침. 사진 신혜원

① 매콤 칼칼 닭 무침 
칼칼한 양념과 부드러운 닭가슴살, 아삭한 양파, 시원한 오이를 칼칼한 양념에 무쳐낸 닭 무침은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우리 집 식탁에 오르는 단골 메뉴다. 시원한 맥주나 달큰한 막걸리 등 육퇴 후의 노동주의 안주로도 훌륭하지만 사실 반찬으로도 더 즐겨 먹는다. 밥반찬으로도, 잔치국수나 우동 같은 면 요리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육아 휴직을 하기 전에는 종종 을지로 노포를 찾아 평양냉면과 닭 무침을 주문하고 가끔은 여기에 소주잔도 기울였지만, 아이가 태어나니 외식, 특히 노포에 가는 건 더 어려워졌다. 한 번씩 매콤한 닭 무침이 생각났지만, ‘다음에 아이를 맡기고, 을지로에 가서 먹어야겠다’는 다짐만 했다.   
 

닭가슴살을 먹기 좋게 찢어 채소와 함께 양념장을 넣어 무쳐 만든다. 사진 신혜원

 
닭 무침을 만들게 된 계기는 사실 엄마의 SOS였다. 다이어트를 하느라 매일 아침 닭가슴살 샐러드를 주문하는 아빠 때문에 덩달아 닭가슴살만 먹어야 했던 엄마가 “닭가슴살로 만들 수 있는 다른 요리를 알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슴슴한 다이어트 음식에 지쳤을 엄마를 생각하니, 매콤하고 칼칼한 닭무침이 떠올랐다. 정석은 닭 육수를 내면서 익힌 닭고기의 살을 발라내 손으로 찢어서 만드는 것이지만, 아기를 낳은 후엔 최소한의 시간과 공을 들이는 방법인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최대한 생략할 수 있는 과정은 과감히 없애거나 시중에 파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닭 무침도 마찬가지.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닭가슴살을 사용해 시간을 대폭 줄였다. 냉동된 닭가슴살은 해동한 후에, 냉장 제품은 그대로 찢기만 하면 되는데 강한 양념과 어울려, 제법 맛이 훌륭하다. 
 
 
Today`s Recipe 신혜원의 닭 무침
채소는 냉장고에 있는 자투리를 이용해도 좋은데, 양파와 깻잎은 꼭 넣어주세요. 양파의 달큰한 맛과 깻잎의 향이 닭 냄새를 잡아주거든요. 또한 양파는 채 썬 뒤 찬물에 담가 둬야, 매운맛을 뺄 수 있어요. 닭 무침 양념장은 며칠간 냉장고에서 숙성시켜 먹으면 더욱 풍미가 좋아요.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닭 무침뿐 아니라 골뱅이 무침, 진미채에도 활용할 수 있어요. 



재료 준비  

시중에 파는 닭 가슴살 팩을 사용하면 15분이면 닭 무침을 만들 수 있다. 사진 신혜원

재료 : 닭 가슴살 1팩(약 80~100g), 양파 1/4개, 오이 반 개, 깻잎 4장
양념장 : 고춧가루 4큰술, 고추장 3큰술, 식초 3큰술, 진간장 3큰술, 올리고당 2큰술, 설탕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만드는 법  
1. 닭 가슴살은 살결을 따라 세로로 뜯어가며 먹기 좋은 크기로 발라 놓는다.
2. 양파는 채 썬 뒤 찬물에 약 10분간 담가둔다. 
3. 깻잎은 채 썰고 오이는 세로로 반을 갈라 어슷썰기 해 둔다.
4. 양념장의 재료를 한데 넣어 섞는다.
5. 큰 볼에 닭가슴살·양파·오이·깻잎을 넣고 소스를 조금씩 부어가며 버무린다.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요리 전문가의 레시피와 일상 속 건강한 팁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 건강하게 먹는 팁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