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회원' 스벅, 배달 확대…카페 자영업자와는 상생 협의

중앙일보

입력 2021.11.11 14:53

수정 2021.11.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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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매장 로고. AP통신=연합뉴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배달 서비스를 전국 190여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골목상권을 빼앗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배달 서비스 ‘딜리버스’ 이용 매장을 수도권 170여개와 부산 20여개 매장 등 총 190여개 매장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가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배달 서비스를 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배달을 시작한 지 1년만에 스타벅스는 전국 총 1600여개 매장 중 약 10%에서 배달 서비스를 실시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11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요가 급증했고,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한정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 서비스는 스타벅스 앱에서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이용할 수 있다. 배달은 스타벅스와 계약한 배달대행업체가 맡고, 배달 수수료는 소비자와 매장이 나눠서 부담한다. 소비자 부담분은 건당 3000원이다.
 
스타벅스는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중 유일하게 자사 앱으로만 배달 주문을 받고 있다. 업계 1위라서 가능한 일이다. 스타벅스 멤버십 회원 수는 현재 약 700만명으로,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스타벅스 앱 일일 사용자 수(안드로이드 기준)는 약 59만9000명에 달한다. 높은 고객 충성도 역시 스타벅스가 D2C(소비자와 직접 거래) 배달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스타벅스 매장 내부 모습.. 연합뉴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스타벅스의 배달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이 골목 카페를 다 죽이려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말 개인 카페 사장 등이 모인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측은 중소벤처기업부 강성천 차관과의 만남에서 "스타벅스가 전국 단위 배달을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지만,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장할 의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5월부터 창구를 열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스타벅스 측이) 실질적으로 행동을 한 게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연합회 측은 스타벅스에 신규 매장 출점 제한과 배달 서비스 중단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주로 수도권 밀집거주 지역 및 대학가 인근 등의 매장을 중심으로 배달을 확대해왔다. 이달부터는 서울 신림사거리, 안암역, 연대, 외대정문점 등이 배달을 개시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의) 전국적인 확대 계획은 현재 없다”며 “전국카페사장연합회와도 다양한 상생방안을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카페사장연합회 고장수 회장은 “중기부과 스타벅스가 함께 3자 상생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며 “(결렬 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신청을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10일 배달 서비스인 '딜리버스' 이용 가능 매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진 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쳐

 
한편 업계 2위인 투썸플레이스는 2019년 12월부터 배달을 시작해 현재는 730여개 매장(지난 6월 기준)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을 개시한 이디야커피는 현재 전국 매장의 약 80%에 이르는 2000여개 매장에서 배달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배달 확대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배달 매장 수가 많지 않고 배달 앱에 진출하지 않아 다른 업체의 배달 매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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