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조희경의 아동이 행복한 세상(7)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아동들의 삶은 크나큰 변화를 맞았다. 학교 폐쇄로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하자 아동 간 디지털 격차는 심각한 학력 격차를 가져 왔다. 특히 취약 계층의 아동은 학교 급식 중단에 따른 결식과 돌봄 단절이라는 이중의 고통을 경험해야 했다. 지난 2년 넘게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아동은 가정에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태로 두려움과 우울, 고립 속에 시간을 보냈다.
이제 정부는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했으나, 다음 날 확진자가 2667명이나 발생했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역대 4번째로 많은 규모다. 그동안 감염률이 높지 않았던 10대 감염도 크게 증가해 감염자 중 15.4%나 됐다.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와 학교폐쇄 등 방역조치로 인해 힘겨운 아동들이 이제는 감염이라는 직접적인 위험 부담까지 안게 된 것이다.
2018년 대비 아동이 느끼는 교우관계 만족도는 23.3%포인트 감소한 반면 사이버폭력과 우울감은 각각 3.4%포인트 증가했다(통계청, 여성가족부, 아동권리보장원).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하면서 과의존 위험군이 5.6%포인트 증가했고, 신체활동은 1.7시간이나 감소했다(여성가족부). 지난해 굿네이버스는 아동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된 톱 3로 ‘휴식 및 놀이·여가생활, 신체적·심리적 안정(마음 건강), 평등한 교육(디지털 격차)’을 꼽았다. 이에 유니세프는 전 세계 정부에게 아동권리옹호 우선순위를 제시하고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지를 촉구했다. 바로 학업 위기, 백신, 마음 건강, 기후 변화다.
학업 위기
굿네이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감소한 가정은 35% 내외로 소득 수준이 낮은 가정에서 더 많았는데, 이는 교육 격차의 심화로 나타났다. 소득 감소를 지속적으로 경험한 가정은 그렇지 않은 가정에 비해 ‘가정 형편으로 인한 사교육 중단 경험’이 2~3배 가량 더 높았다. 국가나 지역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아동 권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게 교육받기’라고 응답한 아동의 비율이 가장 높을 만큼 학업 위기 해결은 가장 중요한 문제다.
백신
마음 건강
기후 변화
위드코로나가 시작되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아동은 여전히 정부의 관심 밖이다.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위해 앞 다투어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동권리를 위한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아동은 대한민국의 미래이다. 부모에게 자녀의 행복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미래 경제의 잠재력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아동 권리에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