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가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업 혈류(血流)라 불리는 물류망이 타격을 입자 유통은 물론 자동차, 철강, 건설 등 산업계 전반으로 파장이 퍼지고 있다. 요소수 부족 사태 해결이 늦어질 경우 화물차 200여만대는 물론 경유차 생산라인이나 건설 현장이 멈춰 서 피해액 산정조차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년 전 일본이 고순도 불산 수출을 중단했을 당시 피해가 반도체 산업에 국한됐던 것과는 딴판이다. 우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택배와 유통 업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물량이 쌓여있는 택배와 유통사는 요소수 확보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운송을 담당하는 차량 상당수가 경유차인 만큼 요소수가 부족할 경우 자칫 배달망 자체가 붕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물류車 운행 못하면 배송 차질
車업계, 경유차 출고 지연 우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매달 출고되는 경유차는 올해 기준 3.3만대에 이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부족이 이어질 경우 차량 출고는 물론 탁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탁송 트럭이 멈춰 서면 수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자동차 서비스망에선 요소수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센터에서도 요소수를 보충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 관계자는 “유럽 등에서 요소수를 직접 수입하는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요소수를 자체적으로 확보해 공급하는 국내 자동차 브랜드는 서비스센터에서 벌써부터 요소수를 제때 공급하지 못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철강 업계도 요소수 걱정
철강 업계도 이중으로 속이 타고 있다. 철강재를 운반하는 외주 업체 트럭용 요소수에 더불어 철강 생산 과정에 필요한 요소수 수급도 걱정해야 해서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질소산화물 저감에 사용하는 요소수 재고를 1개월 치 정도를 확보한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 제조 과정에 따라 요소수와 암모니아가 필요한데 암모니아는 재고 여유가 있지만 요소수는 재고가 넉넉하진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를 설득해 수입 통로를 확보하는 한편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체적으로 요소를 생산해 공급하는 유럽 모델로 가야 한다”며 “중국 정부를 설득해 수입 길을 열고 필요한 경우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요소 등 산업 경쟁력과 밀접한 품목의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해 국가 주도의 컨트롤 타워 설립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