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최대한 살린 금강경

중앙일보

입력 2021.10.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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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끄리뜨 금강경 역해

산스끄리뜨 금강경 역해
현진 역해
불광출판사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경전이 『금강경』이다. 대개 4~7세기 중국에서 한문으로 번역된 ‘한역(漢譯) 금강경’을 기반으로 한다. 고대 인도의 산스끄리뜨어 필사본이 20세기 초부터 발견되기 시작했다. ‘산스끄리뜨어 금강경’은 동투르키스탄(1900)과 길기트(1931) 및 바미얀(1990년대)에서 나온 세 가지가 있다. 모두 완질본은 아니지만 세 종을 모으면 어느 정도 전체 내용이 갖춰질 수 있다고 한다. 이때부터 한역본과 산스끄리뜨본을 비교하는 작업이 본격 진행됐다.
 
이번 책은 그런 새로운 연구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대표적 한역본인 구마라집 번역, 현장 번역과 함께 산스끄리뜨 원문을 나란히 배치했다. 산스끄리뜨본과 한역본에 나타난 용어와 표현의 차이를 소개하면서, 한역 과정에 생략되거나 의역(意譯)된 부분을 비교해 볼 수 있게 했다.
 
예컨대 구마라집 번역에서 중요한 글자가 ‘상(相)’인데, 산스끄리뜨본에는 3종의 단어로 세분화되어 있다. 역해자인 현진 스님은 인도에서 8년간 산스끄리뜨 및 빠알리어를 수학했다고 한다. 산스끄리뜨본과 한역본의 장점을 모두 살려내려는 시도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