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 경쟁이 불붙으면서 폐배터리가 환경파괴범에서 ‘금맥(金脈)’으로 바뀔것이란 기대가 높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약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싸고 수명을 다하면 환경 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면 배터리 원가도 낮추고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
"폐배터리 소재 92% 회수 가능"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를 “테슬라 영혼의 일부”라며 비록 테슬라에서 독립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전기차의 발전을 위해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로 "전기차가 구동시에만 ‘탄소배출 제로’일 뿐 원자재 채굴과 제조ㆍ폐기 전 과정이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주목해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 해결을 위해 레드우드를 설립했다"고 밝힌 바 있다. 레드우드의 투자자 목록에는 아마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의 이름이 올라 있다.
테슬라·VW, 폐배터리 공장 가동
폴크스바겐도 배터리의 원자재 회수율을 현재 60%에서 95%로 늘리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올 초 독일에 배터리 재활용 관련 시험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헤르베르트 디스 CEO는 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모터쇼에서 폐배터리 2차 임대를 통해 배터리 팩을 가정용 전력센터 및 급속충전기 등 새로운 용도로 재활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차-SK, EV6 배터리 재활용 시동
김철중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은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에도 이 프로세스를 적용해 친환경 모빌리티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높일 것”이라며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온실가스 발생 및 국토의 환경적 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의 리튬을 고순도의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이면 연간 30GWh(아이오닉5 롱레인지 약 41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약 3000억원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2018년부터 호주 폐배터리 처리 업체 인바이로스트림과 새 배터리를 생산하는 순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LG과 제너럴모터스(GM)가 합작해 세운 얼티엄셀즈(Ultium Cells)가 캐나다의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Li-Cycle)과 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 SDI는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인 성일하이텍 등 국내업체들과 협력 중이다.
"2040년 87조 규모로 성장"
문제는 원자재 가격의 폭등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8일 기준 지난해 평균 가격 대비 243%나 뛰었다. 니켈은 43%, 코발트는 60% 가까이 올랐다. 조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자동차나 배터리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광산개발 업체와의 제휴가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재활용 기술을 활용한 원자재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폐배터리 활용 사업이 활성화되면 배터리 제조 단가를 낮춰 결과적으로 전기차의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24KWh급 배터리팩을 재활용하면 개당 약 900달러(약 105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 모델(72.6KWh)의 폐배터리 하나로 315만원을 벌 수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지난해 4000억원 수준이었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2030년에는 12조원, 2040년에는 8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