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30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서도 AZ 접종을 희망하면 맞히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발생 우려로 50세 이상만 맞도록 한 권고는 유지한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4차 유행이 진행 중이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예방접종의 이득과 또 부작용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예방접종을 진행하는 것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Z로 1차 접종받을 경우, 2차 접종 예약일은 8주를 기준으로 정해지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4~12주 범위에서 2차 접종일을 조정할 수 있다.
AZ 잔여 백신 많아 일부는 폐기
접종 연령 세 번 바꿔 혼란 초래
AZ 만든 영국도 40세 이상만 허용
“접종률 높이려 임기응변식 대응”
하지만 접종 희망자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1차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지만, 연령을 내린다고 맞을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백신을 넉넉하게 들여왔다면 남는 AZ를 폐기해도 될 일인데, 결국 백신 도입 실패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백신 종류, 접종 연령과 간격 등을 수차례 바꾸며 임기응변식 대응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앞서 AZ 물량이 부족해 교차 접종을 전격 허용하는가 하면, 화이자 백신의 경우 접종 주기를 3주→4주→6주 식으로 두 번이나 바꿨다. 모더나 백신도 4주 원칙인 걸 6주로 조정했다. 이런 과정에서 안전성, 효과성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대지 않았고 접종 대상자 설명도 충분치 않아 혼란이 일었다. 게다가 AZ를 만드는 영국에서도 40세 이상만 해당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원칙을 지켜야 하는데 오락가락하며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이런 행보가 최근 18~49세 접종 예약률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18~49세의 사전예약률은 60%를 간신히 넘은 수준이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이날 화이자의 한국지사인 한국화이자와 내년에 백신 3000만회분을 도입하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3000만회분을 더 구매하는 옵션 계약을 같이했다. 질병관리청은 또 미국 정부가 한국에 제공하는 얀센 백신 40만회분이 15일 도착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