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치과 진료비가 터무니 없이 싸다면 과잉 진료 의심을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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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31)

얼마 전에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치과 치료를 받은 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치료가 잘못돼 그 치과를 고소하려고 한다며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일단 만날 약속을 한 후에 그 치과에 대해 알아보니 원장은 전문의이고, 박사학위까지 있으며, 주위에서 친절하고 치료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만나서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위 소개받고 가 알아서 잘 해주겠지 하는 마음에 자세한 상담도 건너뛰고 진료를 진행했다고 했습니다. 특별히 치료가 잘못되지 않았지만, 치료 후에 원하는 만큼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걱정도 되고, 불만도 생겼습니다. 해당 병원에서는 자세한 설명도 안 해주고 좀 더 지내보라고만 한 지 반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의 치료를 받았다면 다른 분들도 많이 경험하는 증상이었습니다. 결국 치과 의료진과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치과 치료에서는 알아서 잘 해주겠지 하는 마음보단 자세한 상담을 통한 상호소통이 필수적이다. [사진 pxhere]

 
서로 다른 관점으로 대화하다 보니 오해가 생기고, 한 번 오해가 생기니 걷잡을 수 없이 감정적으로 흘러 결국 대화 단절에까지 이른 경우였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중간에 개입해 양쪽의 오해를 풀어줌으로써 소송까지 가지 않고 원만하게 잘 해결되었지만 오랫동안 환자와 치과 의료진 모두 서로 힘든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런 경우는 그래도 다행입니다. 마지막까지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지 못하면 결국은 의료분쟁위원회에 가거나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까지 벌어지기도 합니다.
 
처음에 환자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진료가 진행되는 것 같으면, 빨리 소통을 통해 해소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감정이 상하고, 고성이 오가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불편한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진료의 실력도, 치과의 시설, 장비 문제도 아닌 서로의 대화 코드가 맞지 않는 데서 야기된 분쟁이 많은 것 같습니다. 치과를 방문할 때 어떠한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요즘 치과를 찾기란 식은 죽 먹기이지만 정작 믿을 수 있는 치과가 흔치 않습니다. 서로 다른 치과에서 검진을 받아보면 검사방법이 다르고, 예상 치료비용이 수십, 수백만 원 차이도 나기도 합니다. 섣불리 치과를 선택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너무 저렴한 치과 또한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환자들은 치과에 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게 되는데, 병원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과장 광고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치과를 선택하기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인터넷에서 좋은 치과 고르는 법이란 글이 많은데, 이 또한 그 내용을 올린 해당 치과의 홍보내용이 많다는 걸 고려해 참고해야 합니다.
 
미국 최고 병원인 메이요클리닉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좋은 병원’의 조건을 조사해 그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 잘 치료하는 것은 기본
· 자신감 있게 쉽고 명쾌한 설명
· 한 인격체로서의 환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병원에서의 진료경험과 감정을 잘 이해
· 철저한 진료 과정
 
또 반대로 ‘피해야 할 병원’은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
 
· 환자에게 무관심 및 기록미비
· 환자와 불통(잘 소통하지 않음)
· 다른 병원의 의료인과 협진이 잘 되지 않음
· 최신지식에 무관심
· 치료의 차도가 없다고 느끼게 함
 
또한 우리나라 치과의사협회에서 치과를 선택할 때 주의해야 할 3가지를 발표했습니다.
 
· 과장 광고, 현혹되지 마십시오.
· 터무니없이 낮은 진료비, 과잉진료로 이어집니다.
· 지속적으로 믿고 찾을 수 있는 치과인지 살펴야 합니다.
 
지금까지 언급했던 내용에 더해 필자의 30년 이상의 경험과 철학으로 ‘각각 개개인에게 좋은 치과란 어떤 곳일까’를 정리한 내용은 다음 회차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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