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후 지금, 당신 표정은 이럴까. 영국을 대표하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그렇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발간한 최신호에서 한국의 직장 문화를 분석하며 위와 같은 이모티콘을 헤드라인으로 달았다. 딱 봐도 행복한 표정은 아니다. 땀도 흘린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직장 문화를 들어 ‘살인적이기로 악명높다(notoriously punishing)’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네이버ㆍ카카오ㆍ쿠팡 등 정보통신(IT) 기업을 콕 집어 비판했다. 최근 네이버 직원이 상사에게 갑질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고 등이 계기다. 게임 기업 크래프톤 직원이 고용노동부에 직장 괴롭힘 청원을 제기한 것도 예로 들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신생 IT 기업들마저 특유의 오랜 직장 갑질(gapjil)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이들 IT기업의 클러스터인 경기도 분당으로 추정되는 “서울 인근”에서 근무한다는 26세 박해령 씨는 이코노미스트에 “수평적 직장 문화와 젊고 혁신적인 분위기를 약속했지만 막상 입사를 하고 보니 업무량은 엄청나게 주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가르쳐주지 않더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손을 놓고만 있는 건 아니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한국 기업들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직원의 극단적 선택 이후 책임자의 사퇴와 혁신 노력을 약속했고 카카오 역시 직원 복지를 위한 과정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갑질에 대한 대응은 어떨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업이 (변화에) 진지하다는 것이 증명이 되지 않는 한, 실망감을 안은 직원들은 시간이 증명한 갑질 대처법을 택할 수 밖에 없다”며 “겉으로는 웃어주고 그냥 참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