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네이버+CJ 첫 작품, ‘신선식품 AI 물류’ 가동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20 09:02

수정 2021.06.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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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신선식품 물류를 CJ대한통운과 시작한다. 지난해 양사가 3000억원 어치 주식을 교환한 이후, 본격 협력이 시작됐다. 곳곳에 대형 물류센터를 직접 짓는 쿠팡을, 기존 물류강자와의 협력을 택한 네이버가 따라잡을까 주목된다.
 

무슨 일이야

20일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경기도 군포와 용인의 물류센터에서 AI와 물류를 결합하는 실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 CJ대한통운의 경기도 군포·용인 물류센터가 ‘네이버 AI 물류’의 테스트베드가 된다. 군포 물류센터는 이달 초부터 1만1000평 규모로 가동을 시작했고, 오는 8월 여는 용인 물류센터는 5800평 규모의 신선식품 전용 시설이다. 두 곳 모두 네이버의 AI 수요예측, 물류 로봇 같은 기술이 적용된다.
· 곤지암 등 CJ대한통운의 다른 물류센터가 다양한 쇼핑업체 상품을 취급하는 것과 달리, 군포·용인 센터는 네이버쇼핑 입점 제품을 주로 취급하게 된다.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의 기술이 기존 물류사와 화학적 결합을 이룰지에 관심이 모인다. 쇼핑 플랫폼과 기술을 갖췄으면서도, 쇼핑의 끝단인 '라스트마일' 배송 사업은 한사코 꺼려온 네이버가 취한 방책이기 때문. 


· 쿠팡·아마존같이 대규모 투자로 물류와 기술을 결합한 회사가 현재 글로벌 커머스 시장의 대세다. 쿠팡은 직접 매입한 500만 종 상품을 100개 이상의 자체 물류센터에서 관리하며, AI의 주문량 예측과 동선 설계로 배송 속도를 높인다.
· 네이버는 쇼핑 사업을 키우면서도, 물류·배달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는다고 수차례 확언했다. 실적발표 때 한성숙 대표가 “직접 하지 않고 협력한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포털 1인자’ 네이버가 독점 논란과 각종 규제에 민감하기에, 노무 사안이 많은 물류업과 거리를 두는 것으로 본다.

· 그간 네이버는 위킵·아워박스·브랜디 같은 중소 물류 스타트업에도 투자하며 ‘다양한 배송을 갖추겠다’고 했다. 그에 비하면 이번 CJ대한통운과의 AI 물류는 속도·규모를 갖춘 대형 시스템 구축에 가깝다.
 

어떤 기술이 적용되나

①수요예측 : 네이버의 인공지능 연구개발(R&D) 조직 ‘클로바’의 수요예측 시스템 ‘클로바 포캐스트’가 다음 날 주문량을 예측한다. 주문량에 따라 인력 배치를 조절하며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네이버에 따르면 정확도가 95% 수준이라고. 네이버는 “앞으로는 판매자의 상품별 주문량도 예측할 정도로 고도화하겠다”고 했다.
 
② 물류 로봇 : 작업을 돕는 무인 이동 로봇을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기술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로봇이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네이버랩스가 지난해 공개한 로봇 ‘앰비덱스’는 눈·팔·허리가 달렸고, 미세한 힘을 조절할 수 있다.
 
③신선 모니터링, 적재 : CJ대한통운의 기존 기술과 네이버 기술이 결합된다. 용인 신선센터는 24시간 곳곳의 온도를 감지하고 유지하는 시스템을 적용한다. 상품의 크기와 묶음 단위에 따라 박스 내 빈 곳을 측정하고 완충재 사용량을 자동 산출하는 기술을 이용, 친환경 물류도 구현할 계획.

지난 3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기자간담회 '네이버 밋업'에서 네이버의 물류 스타트업 협력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뭘 하려 하나

네이버는 쇼핑에 필요한 모든 것을 ‘패키지’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걸 수출까지 하겠다는 계획.
 
· 이번에 여는 군포·용인 물류센터는 네이버 쇼핑 입점사 중 중대형 기업들의 ‘브랜드 스토어’ 상품을 다룬다. 주문량·처리량이 많기에, 다양한 물류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기 적합하다. 네이버는 여기서 얻은 노하우와 기술을 스마트스토어의 중소 상점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 네이버는 자사의 기술을 활용한 검색·간편결제·광고·라이브커머스 등을 쇼핑에 적용했고,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과 손잡고 입점한 상인 전용 대출 상품도 내놨다. 여기에 물류까지 결합하면, 모든 것이 네이버 안에서 이뤄지는 커머스 패키지를 만들 수 있다.
· 일본 진출도 예고됐다. 지난 3월 일본의 라인·야후재팬을 통합해 출범한 Z홀딩스는 일본 내 이커머스 사업 구상을 공개하며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쇼핑 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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