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 CJ대한통운의 경기도 군포·용인 물류센터가 ‘네이버 AI 물류’의 테스트베드가 된다. 군포 물류센터는 이달 초부터 1만1000평 규모로 가동을 시작했고, 오는 8월 여는 용인 물류센터는 5800평 규모의 신선식품 전용 시설이다. 두 곳 모두 네이버의 AI 수요예측, 물류 로봇 같은 기술이 적용된다.
· 곤지암 등 CJ대한통운의 다른 물류센터가 다양한 쇼핑업체 상품을 취급하는 것과 달리, 군포·용인 센터는 네이버쇼핑 입점 제품을 주로 취급하게 된다.
이게 왜 중요해
· 쿠팡·아마존같이 대규모 투자로 물류와 기술을 결합한 회사가 현재 글로벌 커머스 시장의 대세다. 쿠팡은 직접 매입한 500만 종 상품을 100개 이상의 자체 물류센터에서 관리하며, AI의 주문량 예측과 동선 설계로 배송 속도를 높인다.
· 네이버는 쇼핑 사업을 키우면서도, 물류·배달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는다고 수차례 확언했다. 실적발표 때 한성숙 대표가 “직접 하지 않고 협력한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포털 1인자’ 네이버가 독점 논란과 각종 규제에 민감하기에, 노무 사안이 많은 물류업과 거리를 두는 것으로 본다.
· 그간 네이버는 위킵·아워박스·브랜디 같은 중소 물류 스타트업에도 투자하며 ‘다양한 배송을 갖추겠다’고 했다. 그에 비하면 이번 CJ대한통운과의 AI 물류는 속도·규모를 갖춘 대형 시스템 구축에 가깝다.
어떤 기술이 적용되나
② 물류 로봇 : 작업을 돕는 무인 이동 로봇을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기술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로봇이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네이버랩스가 지난해 공개한 로봇 ‘앰비덱스’는 눈·팔·허리가 달렸고, 미세한 힘을 조절할 수 있다.
③신선 모니터링, 적재 : CJ대한통운의 기존 기술과 네이버 기술이 결합된다. 용인 신선센터는 24시간 곳곳의 온도를 감지하고 유지하는 시스템을 적용한다. 상품의 크기와 묶음 단위에 따라 박스 내 빈 곳을 측정하고 완충재 사용량을 자동 산출하는 기술을 이용, 친환경 물류도 구현할 계획.
네이버는 뭘 하려 하나
· 이번에 여는 군포·용인 물류센터는 네이버 쇼핑 입점사 중 중대형 기업들의 ‘브랜드 스토어’ 상품을 다룬다. 주문량·처리량이 많기에, 다양한 물류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기 적합하다. 네이버는 여기서 얻은 노하우와 기술을 스마트스토어의 중소 상점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 네이버는 자사의 기술을 활용한 검색·간편결제·광고·라이브커머스 등을 쇼핑에 적용했고,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과 손잡고 입점한 상인 전용 대출 상품도 내놨다. 여기에 물류까지 결합하면, 모든 것이 네이버 안에서 이뤄지는 커머스 패키지를 만들 수 있다.
· 일본 진출도 예고됐다. 지난 3월 일본의 라인·야후재팬을 통합해 출범한 Z홀딩스는 일본 내 이커머스 사업 구상을 공개하며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쇼핑 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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