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일찌감치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집주인에게 얘기했던 김씨는 황당했다. 보증금으로 새로 구입한 아파트 잔금을 치른 뒤 이사할 계획도 틀어질 수 있었다. 김씨는 불안한 마음에 집주인에게 사정 설명을 했지만, 집주인은 “가진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금융SOS]전세보증금 돌려받는 방법은
보증기관이 임대인 대신하는 '반환보증'
단 보증기관별 보증요율, 가입조건 달라
‘나쁜’ 임대인 느는데, 전셋값 급등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나쁜 임대인’도 많아졌다. 세입자 보증금을 2건 이상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은 지난 4월 기준 356명(누적)이다. 2019년 8월 50명에서 2년도 안 돼 7.1배로 늘었다. 전체 금액으로 따지면 4292억8500만원이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후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회수하는 절차는 보증기관이 맡는다. 세입자는 돌려받은 보증금으로 이사를 하면 된다. 보증 대상은 아파트를 비롯해 단독ㆍ다가구, 연립ㆍ다세대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주택금융공사 작년 7월 반환보증 내놔
보증기관마다 상품 보증료율이나 전세보증금 요건, 가입가능 기한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세입자는 상품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가입해야 한다.
보험료율 가장 낮은 상품은
하지만 전세보증금(수도권)이 7억원을 넘으면 가입할 수 없다. 이 상품의 가입요건은 전세보증금이 수도권 7억원 이하, 비수도권은 5억원 이하로 제한돼 있어서다.
전셋값이 10억원이라면
다가구 깡통전세 우려될 땐
이와 달리 HUG와 SGI 상품은 주택 유형과 상관없이 보증 한도가 집값을 넘기면 상품 가입이 거절된다. 빚(선순위채권)이 많은 주택은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전세지킴보증의 보증료율은 연 0.07%다. 장애인ㆍ저소득ㆍ다자녀가구 등은 연 0.05%로 우대 혜택을 준다. 또 올해 4분기부터 가입 요건도 현재 보증금 5억원(수도권 기준)에서 7억원으로 확대된다. 이 상품은 주택금융공사에서 전세대출을 신청한 임차인만 가입할 수 있다.
가입 기한도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세계약(2년)을 한 지 1년을 넘기면 가입할 수 없다. 다만 HUG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특례지원으로 전세 계약기간의 만료일 6개월 전으로 가입 기한을 연장했다. 다음달 28일까지 반환보증을 신청한 임차인에 한해서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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