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갇힌 주류 경제학

중앙일보

입력 2021.05.2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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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
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장진영 옮김
안타레스
 
꼬리를 만진 이는 ‘밧줄’, 몸통을 만진 이는 ‘벽’, 상아를 만진 이는 ‘창’이라고 코끼리를 정의한다. 새로운 상황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더듬더듬 탐색하고, 이를 종합해 내일로 나아갈 새 지도를 손에 쥔다. ‘개미’ 투자자가 글로벌 금융기관과 맞서 싸우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요동치는 2021년.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코끼리 앞에 서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내일의 경제학을 갈망하는 저자는 주류 경제학을 비판하며 지난 300년간 경제학이 걸어온 길을 찬찬히 되짚어본다. 그 복잡한 길을 쫓는 게 그리 순탄하지는 않다.
 
저자가 생각하는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은 뭘까. 수학적 방법론으로 인간의 삶을 비좁은 체스판에 가두려는 주류 경제학을 ‘가식적’이라고 꼬집은 저자는 다른 사회과학과 손잡고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 “정치적 패권은 각국 정부에 맡긴 채 금융 시스템이 유령처럼 세계를 장악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금융 주도 세계화를 경고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