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2021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경기의 확실한 반등과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해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채무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증가 폭이 작고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편”이라고 했다.
청와대서 국가재정전략회의
“경기 반등·코로나격차 해소” 강조
전문가 “5년 임기 내내 돈풀기 정책
재정건전성은 다음 정권에 미뤄”
문 대통령도 이를 고려해 지출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가 정상 궤도로 복귀한 이후도 대비해야 한다”며 “정부 예산을 적재적소에 효과적으로 투입해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마련한 재정준칙이 2025년부터 계획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길 당부한다”며 “재정건전성도 함께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준칙이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와 통합재정수지 -3%라는 기준선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재정운용 규범이다.
총지출 증가율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 왔던 기획재정부는 문 대통령이 확장재정을 다시 강조하면서 이번에도 한발 물러서야 할 상황에 부닥쳤다. 일각에선 “재정건전성 부담을 다음 정권에 미루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론적으로 현 정권에서는 사상 유례가 없는 돈 풀기 정책을 5년 임기 내내 펼친 셈”이라며 “예산은 한 번 늘리면 다시 줄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정부에 너무 큰 부담을 안겨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4대 그룹 총수 청와대 오찬 추진=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들의 오찬을 겸한 간담회 일정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4대 그룹 총수만을 별도로 초청해 진행하는 간담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게 된다. 삼성전자에서는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 대신 김기남 부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세종=손해용 기자, 강태화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