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오스카 시상식서 ‘코리아 스멜’ 풍긴 윤여정의 주얼리

중앙일보

입력 2021.05.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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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73)  

배우 윤여정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드레스룩으로도 화제였다. 영화 ‘미나리’의 할머니 순자 역으로 데뷔 55년만, 나이 74세에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의 영광을 안은 그답게 절제미와 당당함이 돋보였다. ‘역시 윤여정답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드레스를 고를 당시 일화도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공개되었다.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상식 패션을 맡은 스타일리스트 앨빈 고는 “그녀가 나에게 한 말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건 눈에 띄지 않아도 된다. 큰 보석(big jewels)도 필요 없고, 화려한(crazy) 옷도 필요 없다. 난 나답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의 영광을 안은 윤여정. 절제미와 당당함이 돋보인 스타일링. 로이터=연합뉴스

 
윤여정이 무려 250여벌의 명품 드레스를 물렸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또한 “윤여정이 한 유명 브랜드의 주얼리를 착용한 뒤 ‘너무 무거워서 싫다. 손을 들 수가 없다’고 했다”며 윤여정은 화려함보다는 편한 드레스를 입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앨빈 고는 “윤여정은 나이에 맞게 보이기를 원했다”며 “윤여정은 매우 절제된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나이에 맞게 보이기를 원했던 윤여정이 고른 드레스는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단아한 드레스였다. 보석도 있었다. 큰 보석이 필요 없다 했지 주얼리 자체를 마다한 건 아니었다. 그녀가 선택한 하이 주얼리는 그녀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럭셔리한 무드도 더했다. 어떤 주얼리였을까.


사파이어 반지

사파이어 반지. [사진 쇼파드]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푸른 빛의 드레스와 잘 어울리는 깊은 청색의 오벌형 사파이어 반지였다. 무려 21.15캐럿의 대담한 크기의 사파이어가 세팅됐다. 장식이 절제된 디자인에 사파이어의 청색으로 지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 그녀가 선택한 반지, 팔찌, 귀걸이는 모두 161년 전통의 스위스 시계 및 주얼리 명가 쇼파드(Chopard)의 하이주얼리 컬렉션이었다.

 

다이아몬드 팔찌

다이아몬드 팔찌. [사진 쇼파드]

 
총 50.8캐럿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쇼파드의 팔찌는 자칫 단순해 보일 수 있는 드레스룩에 화사함을 배가시켰다. 두께감이 있는 넓이에 크고 작은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혀 있는 화려한 팔찌로 손목이 움직일 때마다,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마다 반짝였다. 드레스와 반지의 푸른 빛과 화이트 다이아몬드 팔찌의 화려함이 대조되면서 전체적인 룩에 조화를 이뤘다.

 

다이아몬드 귀걸이

다이아몬드 귀걸이. [사진 쇼파드]

 
쇼파드의 귀걸이는 귀에 딱 붙은 스터드형으로 별 모양 두 개가 겹쳐진 모양이었다. 두 개의 별이 하나가 되어 다이아몬드로 빛나면서 74세 여배우의 은회색 헤어를 더 돋보이게 했다. 귀걸이와 팔찌는 투명한 다이아몬드로 통일하고, 반지만 드레스와 흡사한 색상의 보석인 사파이어를 골라 포인트를 준 감각과 당당함이 돋보였다.
 
영화 ‘미나리’에서 한국에서 온 외할머니 순자(윤여정)가 낯선 손자 데이비드(앨런 김)는 이런 말을 한다. “뭔가 코리아 스멜이 있어. 할머니 냄새는 코리아 같아.” 한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데이비드의 말이었다.
 
이런 순자 윤여정의 ‘코리아 스멜’이 미나리를 통해 전 세계에 감동을 전했다. 그녀가 택한 주얼리에도 코리아 스멜이 배어 있었다. 코리아 스멜은 이제 윤여정의 향기가 됐다.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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