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는 1987년 '씨받이' 강수연···3대 영화제 휩쓴 韓여배우들

중앙일보

입력 2021.04.26 16:00

수정 2021.04.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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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배우 강수연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탔던 영화 '씨받이' 포스터. [네이버 영화 캡처]

 
한국 배우의 세계영화제 수상은 1987년 ‘씨받이’(감독 임권택)로 제44회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탄 강수연(55)이 ‘원조’로 꼽힌다. 앞서 크고 작은 아시아영화제 수상은 있었지만 칸·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영화제에 한국영화가 본선에 오른 것은 이때가 처음. 당시 한국영화 68년 역사상 첫 국제 주연상이었고 이 영화제에서 아시아 여배우의 주연상도 처음이었다. 
 
조선 시대 양반집 씨받이로 팔려간 산골소녀의 비극적 운명을 연기한 강수연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당시 21세에 불과했다. 강수연은 임 감독과 다시 손잡은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2년 뒤인 1989년 제16회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를 확실히 새겼다.

'밀양' 전도연은 2007년 칸의 여왕에 올라
김민희 베를린 수상으로 3대 영화제 석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영화 `밀양`의 한 장면. 배우 전도연과 송강호. [중앙포토]

이후 1988년 영화 ‘아다다’의 신혜수가 제12회 몬트리올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타는 등 낭보가 이어졌지만 3대 영화제와는 거리가 있었다. 2002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이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탈 때 주연 문소리가 신인배우상을 수상한 게 전부다. 그러다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전도연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3대 영화제의 연기상 수상은 20년만이었고 특히 가장 권위 있다고 꼽힌 칸이라서 한국이 들썩였다. ‘칸의 여왕’이란 호칭을 얻은 전도연은 이창동 감독 및 공동주연 송강호와 함께 영화촬영지인 밀양시로부터 명예시민증도 받았다.  
 
한국배우가 다시 3대 영화제에서 수상자로 호명된 건 2017년 베를린영화제의 김민희다. 연인인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탔다. 이로써 한국 배우가 베니스·칸·베를린 등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여우주연상을 한차례씩 타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진출작 ‘도망친 여자’의 첫 공개 상영회에 참석한 홍상수 감독(왼쪽)과 배우 김민희. [로이터=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2019),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2020)을 휩쓸었지만 배우 개인의 연기상에선 주목받지 못했다. 2021년 윤여정은 미국 독립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로선 처음 후보가 됐고 25일(현지시간) 여우조연상 첫 수상이란 기록을 세웠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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