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의 세계영화제 수상은 1987년 ‘씨받이’(감독 임권택)로 제44회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탄 강수연(55)이 ‘원조’로 꼽힌다. 앞서 크고 작은 아시아영화제 수상은 있었지만 칸·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영화제에 한국영화가 본선에 오른 것은 이때가 처음. 당시 한국영화 68년 역사상 첫 국제 주연상이었고 이 영화제에서 아시아 여배우의 주연상도 처음이었다.
조선 시대 양반집 씨받이로 팔려간 산골소녀의 비극적 운명을 연기한 강수연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당시 21세에 불과했다. 강수연은 임 감독과 다시 손잡은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2년 뒤인 1989년 제16회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를 확실히 새겼다.
'밀양' 전도연은 2007년 칸의 여왕에 올라
김민희 베를린 수상으로 3대 영화제 석권
한국배우가 다시 3대 영화제에서 수상자로 호명된 건 2017년 베를린영화제의 김민희다. 연인인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탔다. 이로써 한국 배우가 베니스·칸·베를린 등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여우주연상을 한차례씩 타는 기록을 세웠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2019),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2020)을 휩쓸었지만 배우 개인의 연기상에선 주목받지 못했다. 2021년 윤여정은 미국 독립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로선 처음 후보가 됐고 25일(현지시간) 여우조연상 첫 수상이란 기록을 세웠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