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의 연둣빛 수양버들에서 삼나무 숲과 초원, 소나무 동산을 거쳐 이어지는 숲까지 봄이 피워 올린 싱그러운 그러데이션 안에 연분홍 산벚꽃이 아침 햇살을 받아 화사하게 빛난다. 충남 서산 용비지의 봄 풍경이다. 용비지는 NH농협경제지주 한우 개량사업소에서 운영하는 서산목장 안에 있다. 한우 인공수정용 정액을 생산해 전국 한우 농가에 공급하고 있어 평소 구제역 등 전염병에 대한 경계가 삼엄하다. 벚꽃이 피면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출입통제 조치가 완화되기도 했었으나 코로나19에 통제는 더욱 강화됐다. 드론으로 몰래 본 용비지의 봄은 청량하기만 하다. 전염병과 바이러스 걱정 없는 세상에서 초원에 돗자리 펴고 온종일 꽃구경할 날을 고대해 본다.
사진·글=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