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접종 재개할 것으로 생각”
앞서 지난 7일 추진단은 코로나19 백신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토대로 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특수교육·보육, 보건교사 등의 AZ 백신 접종을 잠정 연기했다. 요양병원 환자 등 60세 미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접종도 보류했다. 같은날 밤 늦게 유럽의약품청(EMA)은 “AZ 백신과 아주 드물게 발생하는 특이 혈전 질환의 연관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발표를 내놨다. 다만 AZ 백신의 안전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접종의 이득이 크다는 점도 밝혔다.
당국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주말까지 혈전·백신 전문가 자문회의,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실상 접종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질병청이 이번 주 여러 혈전, 백신 전문가와 EMA의 결과를 검토하고 접종 재개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재개를 시사했다.
“젊은층 접종 제한” 목소리도
다수의 전문가는 접종 재개엔 공감하면서도 젊은층 접종이 고민이라고 말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험과 이득을 평가할 때 개인의 관점과 전체의 관점에서 모두 이득이어야 한다”며 “65세 이상 고령층은 명확히 접종의 이득이 높고 외국을 봐도 접종을 권고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낮을 수 있는 젊은 연령층이 있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대체할 백신이 있느냐도 봐야 하는데 당장 옵션이 없다면 나중에 들어올 백신을 고려해 미루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젊은 연령층, 특히 여성에게는 선택권을 줘야 한다”며 “EMA에서 연령과 성별에 따른 정확한 (혈전) 발생 빈도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영국은 그런 판단으로 30세 미만에는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젊은층이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할 확률을 따져보면, 접종으로 인한 혈전 발생 확률이 꽤 낮다고 하더라도 실제 접종으로 얻는 이득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英서는 20대 이득 0.8, 위험 1.1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독일 등처럼 55세든 60세든 연령 제한을 해야 한다”며 “접종률을 높이는 것에만 몰두하는데 무리수를 두다 보면 사고 날 소지가 꽤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모든 백신에 공통으로 예견되는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와는 또 다른 문제”라며 “혈전은 예견치 못한 부작용이고, 치료가 늦어지면 치명적일 수 있다. 중증, 사망 확률을 따져보면 고령자야 접종의 이득이 크지만 젊은층은 이득이 월등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고민이 많다. 정부 입장에선 접종을 재개하면 대상자들이 접종에 동참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지만, 수용성 부분이 걱정”이라며 “4차 유행이 현실화된다고 할 만큼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백신 접종이 시급하지만, 찜찜해 하는 대상자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접종을 재개했을 때 추가 조치도 제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경고 문구가 없으니,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진도 부작용을 모르는 상황”이라며 “다리가 붓는다거나 호흡곤란, 두통, 복통 등의 위험 증상을 경고 문구로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는 “접종 후 면밀한 모니터링과 주의가 필요하다”며 “어떤 상황에 응급실에 가야하는지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수연·이우림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