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각종 경제적 요인이 직장인의 근로 의욕을 꺾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각종 경제지표를 근거로 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를 울리는 5대 요인을 분석 발표했다.
월급보다 많이 오르는 물가
같은 기간 밥상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 지수는 4% 상승했다. 지난달의 경우 파(228%), 사과(55%), 달걀(42%), 고춧가루(35%), 돼지고기(18%), 쌀(13%) 등 식재료값이 특히 많이 올랐다. 한경연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각국 재정 확대로 경기회복이 빨라져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근로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소득보다 세금이 더 늘어
한경연은 정부가 소득세 과세표준을 변경하며 저소득 구간은 유지하고, 고소득 구간은 증세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소득 상위구간을 1억 5000만원, 3억원, 5억원 등으로 세분화해 증세했다. 한경연은 8800만원 이하 과표구간은 2014년 이후 과세구간이 유지되고 있는데, 명목소득이 20%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중산층에게도 사실상의 증세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불안한 실업급여
실업급여 재정이 악화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실업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지만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는 얌체근로자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5년간 실업급여를 3회 이상 반복 신청한 구직자 수는 2017년 6만642명에서 2020년 7만9454명으로 3년간 30% 이상 늘었다.
국민연금도 ‘그림의 떡’
한국인 평균수명이 83세임을 생각할 때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현재 50세 이하인 국민연금 가입자는 연금을 일부만 받을 수 있고 32세 이하 근로자는 이마저도 전혀 받을 수 없다. 향후 근로자들이 납부할 보험료는 늘어나고 수령할 보험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월급 모아 집 산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집값이 오르고 국민연금 고갈 가능성이 더욱 커져 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고 있다”며 “정부가 근로자의 근로의욕 저하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 추진 과정에서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