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라 오클리 지음
김아림 옮김
문학동네
수학·과학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학생들이 많다. 좀 더 쉽게 공부하는 방법은 없을까. 학원 문을 두드려 봐도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다.
교수 등 수백 명 인터뷰 분석
수학·과학 잘하는 법 탐구
집중·분산모드 번갈아 활용
수학개념 ‘덩어리’로 기억해야
이 책은 제한된 시간 내에 보다 깊게 그리고 보다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데 유용한 두뇌 사용 설명서다. 실전 경험을 통해 수학과 과학을 잘하게 된 많은 경험자가 주는 꿀팁들로 가득하다. 좌절과 고난을 겪지 않고 최대한 쉽게 이과 과목을 공부하게 해 준다.
먼저, 수학과 과학을 배우고 이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집중모드와 분산모드 두 ‘근육’을 모두 단련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집중모드는 논리적이고 순차적이며 분석적인 접근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직접적인 방식이다. 분산모드는 고군분투 중인 문제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갑자기 제공해 주거나 큰 그림을 그리게 해 준다.
수학·과학을 잘하려면 또 개념적인 ‘기억 덩어리’를 잘 형성해야 한다. 이 작업은 개별적인 정보 조각을 뜻이 통하게 결합하는 정신적인 도약이기 때문이다. 정보를 덩어리로 만들어 놓을 경우, 핵심개념만 잘 기억하면 자연스럽게 디테일이 떠오르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이다. 비유와 은유 활용, 시각 이미지로 구성, 기억의 궁전법, 암기용 문장이나 노래 만들기 등을 통해 머릿속에 기억 덩어리를 쉽게 구축할 수 있다.
우뇌와 좌뇌를 번갈아 가며 활용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우뇌는 현 상태에 의문을 제기하고 전반적인 모순을 찾아내는 일종의 ‘악마의 대변인’이다. 좌뇌는 보다 조심스럽고 주의 깊은 활동과 연계된다. 순차적인 정보와 논리적인 사고를 다루는 데 좀 더 전문화돼 있다. 좌뇌와 우뇌 사이의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면 각 두뇌의 독특한 관점과 능력을 모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은 또 시험 잘 보는 법을 소개한다. ‘어려운 문제에서 쉬운 문제로 넘어가기’ 기술이란 게 있다. 먼저 출제된 시험 문제들을 빠르게 훑어보고 가장 어려워 보이는 문제부터 손대 보는 것이다. 정 못 풀겠으면 빨리 손을 떼고 좀 쉬운 문제로 넘어간다. 비교적 쉬운 문제를 먼저 풀다 보면 분산모드의 도움으로 어려운 문제의 실마리를 의외로 쉽게 찾을 수도 있다.
시험 전날엔 내용 전체를 빠르게 죽 훑어본다. 밤을 새운다면 아무리 완벽하게 시험 준비를 했을지라도 머릿속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다. 당일엔 집중모드와 분산모드 둘 다 필요하다.
저자의 경험에다 유명 교수들이나 이과생 수백 명을 인터뷰해서 발견한 온갖 비법을 모아 소개한 이 책은 고교생, 대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모든 연령대 독자를 위한 책이다. 교사나 교수 등 전문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수학, 과학뿐 아니라 일반적인 과목의 학습법 또는 세상 사는 방법을 담고 있는 ‘공부학’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찬찬히 읽고 나면 공부와 삶이 모두 풍족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